사회

연휴도 잊은채 수해복구…이웃의 정 넘쳤다

입력 2022/08/14 17:54
수정 2022/08/14 19:42
자원봉사자·군인 도움 이어져
휴가 미루고 피해복구 구슬땀
막힌 하수구 뚫고 폐기물 옮겨
이재민들 "한시름 놨다" 반색

정부 "추가 피해 예방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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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이 수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 대한적십자사]

며칠 동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퍼부었던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인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 며칠 전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비 피해가 컸던 지역 중 한 곳인 이곳엔 광복절 연휴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찾은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와 대민 지원을 나온 30기갑여단 군 장병 등이 수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오후 들어 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지만 봉사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손발을 맞춰 움직였다.

이들은 흙탕물이 천장까지 잠겼던 한 노래방과 PC방에서 토사와 물에 젖은 집기, 가구 등을 밖으로 꺼냈다. 침수 피해를 입은 가게 안은 수마가 할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건물 밖엔 망가진 가구와 기계, 가재도구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가게 안은 각종 쓰레기와 흙탕물로 엉망이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현복주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성동지구협의회장(63)은 "성동구 각 지역에 있는 봉사단체 회원들과 같이 참여하게 됐다"며 "원래 연휴에 아이들과 휴가를 떠나기로 했는데, 수해 소식에 휴가를 미루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대응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긴급재난구호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서울시 내 이재민 지원과 침수 피해 현장 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대한적십자사 봉사자들과 청소년적십자(RCY) 단원 등 30여 명은 동작구 사당2동 수해 현장을 찾아 침수된 상가의 토사 제거와 환경 정리 활동을 진행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자들은 물에 젖은 집기와 가구 등을 이재민 요청에 따라 분류해 폐기하는 작업도 도왔다.

이번 폭우로 인해 침수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이재민들은 연휴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주러온 봉사자들 덕분에 "일단 한시름을 놓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건물 지하에서 15년 넘게 옷 수선실을 운영했던 한 모씨(66)는 "역대급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집중호우 다음날 오전에 가게에 나왔더니 영업장이 물에 잠겨 주민센터에서 급하게 양수기를 빌렸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한씨는 "물이 넘치니까 정화조까지 역류해 악취가 심한 상황"이라며 "한 대당 100만원이 넘는 재봉틀 여러 대와 가구 등이 침수돼 피해가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마찬가지로 지하에 위치한 교회에서 침수 피해를 당한 전도사 정 모씨(52)는 "집중호우 당시 하수구와 배수구가 막히며 물이 1m 이상까지 찼는데, 2.5t 트럭 2대로 침수된 가구와 집기를 옮겨도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봉사자들 도움으로 일단 한시름을 놓았다"고 말했다.

침수 피해 소식을 듣고 기업에서도 봉사를 나와 훈훈한 온정을 더했다. 김성훈 우리금융미래재단 사무국장은 "침수 피해를 입은 한 식자재마트의 물품을 치우는 활동을 했다"며 "집중호우 피해가 심각하다고 해서 직원들과 함께 일손을 돕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한편 14일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집중호우 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피해·복구 현황을 점검했다. 한 총리는 "피해 발생 지역에 대한 신속한 응급 복구를 위해 공무원, 군병력, 소방, 경찰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고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한 총리는 "특히 반지하 주택, 취약계층 등에 대한 대피 안내를 철저히 해 추가 인명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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