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의 회사 차지한 불청객은 정문 쓰고…정작 직원은 눈치보며 후문 이용

송경은 기자박나은 기자
입력 2022/08/17 17:29
수정 2022/08/18 05:54
하이트진로 점거 화물연대
편의점·식당 자유롭게 오가
사측 "경찰 수수방관" 반발
지난 1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가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등을 기습 점거하고 불법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경찰이 이틀째 불법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농성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음식을 사러 나갔다 오는 등 본사 건물을 사실상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하이트진로 등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 70여 명 중 일부는 경찰 대동하에 정문 출입구를 이용해 음식물이나 약 등을 사러 주변 음식점이나 편의점, 약국 등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작 하이트진로 직원들은 조합원들의 점거 농성으로 인해 정문이 아닌 후문을 이용해 제한적으로 사무실을 오가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불법으로 영업방해를 하고 있는데도 노조를 해산시켜야 할 경찰이 오히려 노조의 불법 농성에 사실상 협조하는 것 아니냐"며 "농성이 장기화할 경우 본사의 피해도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본사 내부 노조원들의 식사·물·약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경찰관이 위험물 확인 후 반입하고 있으며 물품을 전달한 외부 노조원은 다시 건물 외부로 이동하도록 조처하고 있다"며 "이는 농성자의 신체 건강 인권에 관련된 식사·생필품·의약품 등은 반입을 차단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45분께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는 시민단체인 노동자연대 회원들이 화물연대 측을 지원하기 위해 나오면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동자연대 회원들은 본사 앞 화물연대 천막에서 점거 농성 지지 기자회견을 연 뒤 건물 유리 벽에 응원 문구가 담긴 종이를 붙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와 경찰이 제지하고 나서자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소리를 질렀고, 여기에 노동자연대가 가세하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는 조합원 10명이 인화 물질인 시너를 들고 농성을 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고공농성'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연대가 지난 3월부터 이천, 청주, 강원 등 하이트진로 공장 세 곳을 차례로 막고 수개월 동안 시위를 벌여왔지만 화물연대와 하이트진로 양측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폭염·폭우로 인해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양측 모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경은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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