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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들 "불평등, 자본주의 본질 요소 아냐"

김용영 기자
입력 2014/10/14 17:44
수정 2014/10/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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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교수가 직접 참여한 '대토론 1% VS 99%'에 이어 양극화를 두고 세계 석학들이 한국에서 다시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불평등이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요소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보완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대토론 1% VS 99% 파트 II, 자본주의의 미래' 강연에서는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FOET) 소장, 제임스 갤브레이스 텍사스대 교수,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이 모여 소득 양극화와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좌장은 닉 고잉 BBC 앵커가 맡았다.


갤브레이스 교수는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 대해 데이터를 들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1963년부터 2007년까지의 소득 수준을 집계한 데이터를 공개하고 "불평등이 시작된건 1980년대이고 2000년대에 정점을 찍었다. 이 현상은 자본주의에 내재된 것이라기보다는 글로벌화, 정책의 변화, 기술의 변화 등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세계적으로 불평등의 정점은 2000년도"라며 "오늘날 봤을 때 2008년 이후 중국과 같은 경우에는 불평등이 줄어든 것을 볼 때 전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은 아니라는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코웬 교수도 일정부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소득 불평등은 중국과 인도 때문에 줄어들었다"며 "불평등은 자본주의라기보다는 글로벌화의 논리 때문에 늘어났을 수 있다. 글로벌화 되는 세상에서 대형 수출 기업과 중소 내수 기업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기회가 많은 시대로 1%만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미래는 15%에 달려있다. (1:99라기보다는) 15:85가 맞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도 자본주의로 인한 불평등 심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불평등 탓을 자본주의에 돌려서는 안된다"며 "한국과 대만은 수출 중심의 개발정책으로 큰 성과를 거둔 동시에 소득과 평등을 이뤘지만 헤지펀드의 움직임에 대해선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외환위기, 금융위기때 한국은 심대한 타격을 받았지만 시스템을 정비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지만 사회안전망 문제, 저소득층 정책 등을 더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이슈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각자 다양한 견해를 피력했다. 리프킨 원장은 불평등에 대해 노조의 영향력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사실 많은 상류층으로 소득이 집중됐지만 그걸 바꾸기 시작한 것은 노동조합의 집합이었다"며 "레이건 대통령 시절 뉴딜 정책이 입안됐지만 레이건은 오히려 그걸 막기 시작했으며 노동조합이 약화됐다. 노동조합의 움직임과 소득관계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갤브레이스 교수는 "규제완화 등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여러 문제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남아메리카, 아시아 위기 등 지속적인 위기가 결국 2008년 금융위기로 번진 것이다"며 "이게 자본주의의 문제인가?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웬 교수는 한국의 불평등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불평등이 있다면 그 성격이 있다. 북한출신이냐 남한출신이냐라는 불평등이 있고 특히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불평등을 느낀다"며 "한국의 중간 소득은 OECD 어느 나라보다 높지만 노인의 불평등은 한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모든 국가의 불평등에 대해서 하나의 잣대로 묶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평등 해소에 있어서 가장 좋은 처방은 생산성 향상"이라며 "서비스 분야에 있어서 보완이 필요하다. 서비스업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교육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사진 =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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