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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블릿·셀카봉의 원조’ 아시아가 만든 SW가 세계 리드할것

손재권 기자
입력 2014/11/04 17:37
수정 2014/11/04 22:01
◆ '모바일 온리' 시대 / 구글 모바일 퍼스트 월드 콘퍼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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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다. 아프리카와 남미는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하고 북미와 유럽은 성장이 끝났다.” “지난 수년간도 아시아에서 모바일 관련 기술, 문화가 태동하고 미국 실리콘밸리가 표준화했는데 모바일 혁신이 나올곳은 아시아 뿐이다.”

4일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세계적 흐름이 될 ‘모바일 온리’는 아시아가 주도할 것으로 봤다. 구글의 ‘모바일 퍼스트 월드 콘퍼런스’에서 슈밋 회장은 물론 주요 연사들 모두 아시아가 모바일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구글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해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 아시아 지역 기자 약 100명을 초대했다.


크리스 예가 구글플레이 아·태지역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슈밋 회장에 이어 무대로 나와 ‘셀카봉(Selfie Stick)’과 ‘패블릿(태블릿PC+스마트폰)’의 확산 사례를 들면서 아시아 지역이 글로벌 모바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가 부사장은 “요새 구글트렌드(구글의 검색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사이트)를 보면 셀카봉이 유행이다. 셀카봉은 아시아의 기술 문화가 다른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셀카봉을 사용하면 전화하기 힘들지만 아시아인들이 잘 사용하는 것은 그들이 더 이상 스마트폰을 전화로만 생각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반면 미국은 아직 셀카봉의 존재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예가 부사장은 많은 모바일 기술과 문화가 아시아에서 먼저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아시아가 원조인 것은 셀카봉만이 아니다. 지난해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셀카(셀피·Selfie)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마치 새로운 발견인 것처럼 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과 서양이 얼마나 뒤져 있는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양이 동양에 비해 늦은 것은 셀카만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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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추세가 된 ‘패블릿’도 한국 등 아시아가 주도했다. 2~3년 전만 해도 전화보다 크고 태블릿PC보다는 작은 스마트폰인 ‘패블릿(phablet)’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는 없었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포함한 미국, 유럽인들은 “패블릿 전화는 너무 크다”고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애플이 5인치 이상 패블릿을 내놓는 등 시장의 주류가 됐다. 전 세계 패블릿 수는 지난 1년간 4배로 늘었으며 구글은 최근 5.9인치 패블릿인 ‘넥서스6’를 출시하기도 했다.

예가 부사장은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인들이 팬으로 자국 언어를 쓰기 편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패블릿이 전화기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패블릿의 큰 화면은 인터넷 탐색, 지도, 비디오 시청, 사진 감상 등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사람의 대부분은 아시아 사람들이 될 것이다.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스마트폰은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유일한 인터넷 기기다. PC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슈밋 회장과 예가 부사장이 주장한 ‘아시아가 이끄는 모바일 온리 세상’을 해석해보면 소셜네트워크나 MP3플레이어, 게임 등 디지털 기술과 문화 자체가 아시아에서부터 나온 사례가 많다. 페이스북이 한국의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를 참조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MP3플레이어도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을 내놓기 전에 한국 아이리버가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었다. 다만 이 같은 디지털 모바일 기술과 문화를 표준화시키고 세계화시킨 게 미국 실리콘밸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온리’ 시대엔 글로벌 표준화도 실리콘밸리가 아닌 아시아에서 가능하다는 게 슈밋 회장의 생각이다. 슈밋 회장은 “아시아는 몇 년간 큰 시장이 됐고 많은 리더들이 나왔으며 창조적 시도가 이어졌다. 위챗, 알리페이,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소프트웨어도 등장했다. 앞으로는 아시아에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리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 =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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