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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 '한국의 마스터스'…40년을 쉼없이 달렸다

입력 2021/05/04 04:04
수정 2021/05/04 07:18
남서울CC서 6~9일 열려

한장상·최상호만 가진 대기록
이태희, 단일 대회 3연패 노려

최상호·최광수·김종덕이 한조
'전설의 조' 대결 벌써부터 관심

40년 이상 대회, 국내는 4개뿐
대한민국 골프 '살아있는 역사'

수만 명의 갤러리 몰고다니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골프대회

어느 때보다 뜨거운 선수 열기
'코로나 무관중' 아쉬움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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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의 40번째 무대가 열린다. 올해로 40회를 맞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은 5월 6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3억원을 놓고 치러진다. 올해 대회는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무관중으로 치러지며 외국 선수도 참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골프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많아 박진감 넘치는 '5월의 샷 잔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2019년과 2020년 2연패에 성공한 이태희(37)는 최상호(66) 이후 35년 만에 단일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국내 남자골프 무대에서 단일 대회 3연패는 '전설' 한장상과 최상호만이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


한장상은 4연패(1964~1967년 한국오픈, 1968~1971년 KPGA선수권) 두 번, 3연패(1970~1972년 한국오픈) 한 번을 기록했고, 최상호는 3연패(1981~1983년 오란씨오픈·1984~1986년 쾌남오픈)를 두 번 기록했다.

박상현(39)은 이태희와 함께 대회 사상 첫 '3승'에 도전한다. 박상현은 2016년과 2018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이다. 작년 상금과 대상 순위에서 1~3위를 차지한 김태훈, 김한별, 이재경의 대결도 볼만하다.

또 대회 주최 측은 40회를 맞아 역대 챔피언들로 꾸려진 '전설의 조' 대결를 마련했다. 1991년과 2005년 챔피언 최상호, 2001년 우승자 최광수(61), 1994년 정상에 오른 김종덕(60)이 한 조 명인열전을 벌인다.

국내 골프대회 역사에서 40년 이상 된 대회는 남녀를 통틀어 4개뿐이다. 올해로 64회째를 맞는 KPGA 선수권, 63회의 코오롱 한국오픈, 43회를 맞는 KLPGA 선수권,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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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 골프의 역사와 같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경제의 부침에도 단 한 번도 해를 거르지 않고 대회가 개최됐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로 어려워지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남자 골프대회 수가 10개 미만으로 떨어진 해도 있었지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켜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멈추지 않았고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가 엄습했지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어려움을 뚫고 전통을 이어갔다. 신한동해오픈의 경우 1981년 동해오픈 골프선수권대회란 이름으로 GS칼텍스 매경오픈보다 1년 먼저 창설됐지만 중간에 중단되는 바람에 올해 37회 대회로 열린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처음 열렸을 때부터 국제대회(아시아 서키트)로 열리면서 한국 골프대회의 발전을 도모했다. 총상금 9만달러에 우승상금 1만5000달러로 당시 국내 최대 상금 규모로 치러졌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은 갤러리와 함께 숨쉬고 행동하면서 진화하고 발전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처음 개최되던 때만 해도 한국은 거의 골프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대회 초창기만 해도 갤러리는 1000여 명에 불과했지만 1984년 3000여 명, 1985년 8000여 명 등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치러졌지만 이전까지 대회 최종일 2만여 명이 몰리는 것을 포함해 4라운드 동안 5만여 명이 대회장을 찾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골프대회로 치러졌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 남자골프 '기록의 산실'이기도 하다.


먼저 '살아 있는 골프 전설' 최상호가 보유한 최고령 우승(50세4개월25일), 최다승(43승) 기록이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나왔다. 2005년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전설의 기록'을 남긴 최상호는 2017년 대회에서는 '62세4개월1일'의 나이로 컷 기준을 넘어 '최고령 컷 통과 기록'까지 세웠다. 최상호는 이번 대회에 출전해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령 컷 통과 기록 경신에 다시 도전한다.

대회 초반 국제대회로 열린 탓에 우승은 매번 외국 선수의 품으로 돌아갔다. 무려 대회 초창기 8년 동안 한국 선수 우승은 없었다. 9회 대회에서 이강선이 한국 선수 처음으로 우승한 후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무대로 빛나고 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가장 최근 우승한 외국인 선수는 2004년 마크 캘커베키아(미국)였다. 이후 한 번도 챔피언 자리를 내주지 않고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남자골프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면면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역대 챔피언들은 모두 GS칼텍스 매경오픈 예찬론자들이다. 최상호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은 마스터스 분위기가 나는 대회다. 선수들이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 바로 GS칼텍스 매경오픈이다. GS칼텍스 매경오픈 무대에만 서면 항상 짜릿하다"고 했다.

김종덕은 "한두 명 외국 유명 선수가 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는 국제대회가 전무하던 시절 고른 실력을 갖춘 20~30명의 외국 선수가 출전했다. 이들과 경쟁하면서 한국 남자 골퍼의 실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이런 대회가 바로 GS칼텍스 매경오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은 후배 양성과 골프대회 해설을 주로 하는 강욱순도 "GS칼텍스 매경오픈은 남자 골프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던 대회다. 서울 근교 골프장에서 열려 갤러리도 많고, 다른 대회에서 느끼기 힘든 뭔가가 GS칼텍스 매경오픈에는 있다. 수많은 갤러리 앞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실력 외에 두둑한 배짱이 있어야 한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하는 느낌은 정말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비록 40회 대회는 관중의 응원과 함성 없이 치러지지만 선수들이 뿜어내는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이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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