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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당구스타’ 응우옌 “韓선수들 모두 세계1등”

입력 2018/06/18 15:28
수정 2018/06/18 15:46
작년 포루투W 결승 김행직에 敗 “너무 잘쳐 어쩔수 없었다”
“한국에 제 팬 많다구요? 잘 압니다. 고마울 따름이죠”
전자공학도로 석사과정중…당구클럽 운영하며 부동산업도
정부가 지원해주는 베트남 당구 미래 무척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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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당구강국" 베트남의 당구선수들 중 한국에서 인기있는 응우옌꾸억응우옌. 그를 지난 달 22일, "호치민3쿠션월드컵" 현장에서 만났다. 이번 인터뷰에서 응우옌은 그의 밝은 매력은 한껏 발산했다. 인터뷰 중 촬영을 요청하자 그는 "마음껏 찍으시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호치민=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신흥 당구강국’ 베트남엔 우리에게 친숙한 선수가 많다. 과거엔 리더빈(세계 130위) 등이 베트남을 대표하는 3쿠션 선수였다면, 최근엔 쩐꾸엣찌엔(10위) 응우옌꾸억응우옌(세계 14위) 마민깜(19위) 응오딘나이(20위)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베트남 선수를 꼽는다면 아마도 응우옌일 것이다. 응우옌은 최근 ‘호치민월드컵’ 공동3위, 작년 7월 ‘포르투월드컵’ 준우승 등 실력과 더불어 화려한 쇼맨십까지 갖춘 ‘베트남 간판선수’로 통한다.

지난달 22일, 호치민월드컵 현장에서 만난 그는 이미지 그대로였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자를 반긴 후 “신챠오(안녕하세요)!” 하고 밝게 맞았다.


베트남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중인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국에도 당신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데, 알고 있나.

=(활짝 웃으며)물론이다. 좋아해주는 이유와 인기의 크기는 정확히 모르지만, 친한 한국 선수들에게 여러번 이야기들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한국 선수들과는 두루 친하다. 작년엔 한국에서 대회가 없었음에도 미스터 홍(홍진표)을 만나러 한국에 갔다.

▲한국의 많은 선수들이 당신은 평소에도 ‘장난꾸러기’라고 했다. 사실인가.

=아마 잘 웃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 가장 큰 강점은 ‘스마일’(미소)이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즐기려고 한다. 긴장이 풀리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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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럭키샷이다!" 지난달 열린 "호치민월드컵" 16강에서 응우옌은 "당구계의 야수" 마르코 자네티와 맞붙었다. 박빙으로 가던 경기 중간에 응우옌의 "럭키샷"이 터졌다. 곧 응우옌이 손을 들어 미안함을 표시하자 자네티는 혀를 길게 한번 내밀고는 웃었다. 사진은 자네티의 "메롱"을 본 후 테이블에 놓인 공들을 보고 활짝 웃고 있는 응우옌.

▲혹시 상대 선수가 당신의 미소와 큰 몸동작을 불편해 하는 경우는 없었나.

=잘 모르겠다. 상대를 신경쓰는 순간 내 경기는 꼬여버린다. 물론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대결에선 그런 모습을 잠시 접어두고, 상대에게 배우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웃음은 나만의 집중 방법이다. 안 웃으면 난 죽는다(경기에서 진다). 하하.

▲최근성적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현재 UMB(세계캐롬연맹) 세계랭킹 15위다(지난달 22일 기준). 만족스러운 순위인가.

=절대. 나는 선수다. 당연히 더 잘하고 싶다. 15위는 월드컵대회 (본선 32강 자동진출)시드를 못 받지않나(3쿠션월드컵 시드는 세계랭킹 14위까지).

▲작년 7월 포르투월드컵 결승에서 김행직에게 패(34:40)했다. 아쉽지 않았나.

=그(김행직)가 굉장히 잘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I couldn't help it). 그 경기 전까지 상대전적이 1승1패로 호각세였는데, 이제 1승2패로 내가 열세다.

▲김행직을 비롯 한국 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한다면.

=월드컵에서 나와 맞붙는 모든 한국 선수들이 ‘세계 1등’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수준(실력이)이 높다.

▲호치민에서 당구클럽을 운영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오픈한지 6년됐다. 클럽 이름은 ‘카로’(Karo)다. 캐롬에서 따왔다. 생각보다 수익이 안나서 지금은 선수와 동호인들의 연습장으로 쓰고 있다. 하하. 호치민국제공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방문해도 될까?”란 기자의 질문에)물론이다. 환영한다. 한국산 ‘민테이블’ 6대가 있다.

▲응우옌 비엣 화 VBSF(베트남 당구‧스누커 연맹) 단장은 “베트남의 많은 당구선수들이 직업을 하나 더 갖고 있다”고 했다.


당신도 그런가.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사무실 임대거래를 주로 한다. 해외대회에 나가면서 사귄 한국 친구들로부터 이 업종에 대해 배웠고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원래 당구 외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

=개인사업은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공부도 하고 싶었고. 나는 공학도다. 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하고 석사과정 밟다가 선수생활, 개인사업 때문에 2011년 이후로 놓고 있다. 졸업논문만 남은 상태인데. 언젠간 마무리 하겠지. 하하.

▲공학도에서 어떤 이유로 당구선수가 됐나.

=2011년까진 베트남에서 열리는 대회만 나갔다. 그러다 VBSF가 이듬해(2012년)부터 베트남 톱랭커들의 해외대회 출전을 지원해줬다. 그때부터 당구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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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당구? 발전할 것" 6년 전만해도 응우옌의 가족들은 당구선수에 대배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돈이 안되는 직업이란 이유가 컸다. 하지만 이후 베트남 캐롬은 발전했고, 3쿠션월드컵을 치르는 나라가 됐다. 이에 응우옌은 "선수들이 정부에서 지원고 받고 있다. 베트남 당구를 위한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선수로 첫 우승했던 대회는.

=2012년 베트남 챔피언십이다. 결승상대는 응오딘나이. 사실 그전까지 가족들이 당구선수를 택한 내 결정을 못마땅해 했다. 불과 6년 전이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당구선수는 권장할 만한 직업이 아니었다. “(당구선수가)돈 벌수 있어?”란 말을 수없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2015년 ‘제1회 호치민월드컵’을 기점으로 선수들이 정부의 지원도 받고 있다. 베트남 캐롬의 미래를 위한 좋은 신호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잠시 고민하다)어려운 질문이다. 그냥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대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나의 만족(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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