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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회장 “스포츠 폭력 통렬히 반성…체육인 인식 바꾸겠다” [단독인터뷰]

이종세 기자
입력 2021.02.23 17:02   수정 2021.02.2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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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재발 방지에 도움

‘공부하는 운동 선수’위해 학교체육 정상화해야

새로운 100년의 첫걸음에 체육인 적극 동참 요망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 본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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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성공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MK스포츠] “체육인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두 번째 대한체육회장으로서 새로운 4년을 열어가게 됐습니다. 매우 영광으로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선 스포츠계 폭력 근절 및 인권 강화를 비롯하여 학교체육 정상화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주력할 것입니다. 또 국민 모두를 위한 스포츠, 그리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발걸음에 체육인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순국선열과 체육유공자 묘소를 참배하며 제41대 대한체육회장 공식 임기에 들어간 이기흥(66) 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가진 ‘MK 스포츠’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밝힌 취임 소감이다.

지난 2016년 10월 통합 대한체육회 회장(제40대) 선거에 이어 1월 18일 치러진 제41대 회장 선거에서도 46.4%의 지지로 연임에 성공한 이 회장은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의 학교 폭력 사태와 관련, "스포츠 인권 사각지대를 살피지 못한 점을 통렬히 반성하며, 앞으로 체육인들의 인식과 문화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 폭력은 체육인 ‘공공의 책임’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고 끝없는 노력을 통해 이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달과 성과가 폭력 면죄부 될수 없다”

-먼저 대한체육회장 연임 성공을 축하드립니다만 최근 프로배구를 시작으로 과거의 스포츠 폭력이 프로야구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그렇습니다. 작년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으로 그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 학원 스포츠의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나 매우 곤혹스럽습니다.


비록 오래전의 일이라고 하지만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돼 지도자와 선배들이 제자와 후배들에게 저지른 폭행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봅니다. 때늦었지만 이제라도 폭력을 휘두른 가해자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체육계가 긴장하고 나아가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스포츠 폭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회장의 어조는 어느 때보다 강경했고 단호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스포츠 폭력은 근본 대책을 세워 뿌리째 뽑아야한다”며 “오는 7월 도쿄 하계올림픽과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예정돼있지만 스포츠 행사에서 거둔 메달과 성과가 폭력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스포츠 폭력의 근절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유년시절부터 ‘비폭력 문화’몸에 배야

-그렇다면 스포츠 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지속적인 체육인 교육과 인식 개선이 필수입니다.


기존의 제도에 체육인들을 맞추는 것이 아닌, 특화된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어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체육인들이 온몸으로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 전남 장흥에 착공하는 ‘대한민국 체육인재개발원’이 2023년 완공되면 매년 11만 명 이상의 체육인이 그곳에서 각종 연수를 통해 스포츠 인권의 중요성 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유년시절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폭력의 문제점을 인식하도록 하는 ‘비폭력 문화’가 몸에 배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민한 대응과 강력한 처벌 및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하며 피해자 보호에도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이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새로운 스포츠 역사의 토대를 구축하겠다. 학교체육 생활체육 정상화와 함께 선수·동호인 구분 없이 국민 모두가 체육을 즐기는 체육 복지국가로 나아갈 것”이라며 “1920년 출범한 대한체육회의 위대한 100년 역사 위에 새로운 100년을 향한 발걸음을 떼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첫 임기인 지난 4년을 돌이켜 본다면...

“체육인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각 단체의 독립성 확보에 힘을 쏟았습니다. 온전한 통합체육회 구축과 별개로 체육회 예산 4000억 원 확충, 회원종목단체 인건비 증액, 여성우대, 체육인 안정적 일자리 확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국가대표선수촌을 진천으로 이전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와 대한체육회 창립 100주년 등 체육사에 길이 남을 결정적 순간에 회장으로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당선된 것 또한 한국스포츠의 저력을 인정받았다는 증표였구요.”

‘학교체육 정상화‘는 선택 아닌 필수

- 평소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등 학교체육에 관심이 많으셨는데...

“학교체육의 정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단순히 운동선수의 수업결손을 막아보자는 의미를 넘어 체육을 타 교과보다 등한시하고 체육 시수(時數)를 맞추지 않는 상황이 문제입니다.


일반 학생도 운동할 수 있도록 스포츠 지도자를 최소 학생 200명당 1명꼴로 배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주말대회를 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휴식권 미보장 등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수업결손 최소화와 함께 대회 방식 개선 등의 방안이 필요합니다.”

대한체육회장 연임 성공으로 IOC 위원 자격도 자동 연장돼 국제스포츠 무대에서의 활약에 탄력을 받게 된 이 회장은 당장 올가을로 예정된 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ANOC) 서울 총회와 2024 청소년 동계올림픽(강원도)의 성공 개최가 목전의 과제다. 아울러 늦어도 2025년 이전에 결정되는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 평양 공동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여야한다.

-스포츠 외교 전문인력 양성도 한국체육 과제 중의 하나라고 보는데...

“맞습니다.


이 문제는 대한체육회뿐만 아니라 축구 야구 등 68개 경기단체에서도 국제전문 인력을 꾸준히 키워야하며 우수한 인재를 IOC나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 스포츠기구에 파견해 실무 중심 전문가 양성에 힘써야 합니다.”

-지난 1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모 후보에 대한 소송이 진행중인데 화합 차원에서 취하할 계획은 없으신지...

“주위로부터 선거에서 이겨 연임에 성공한 만큼 소송 취하를 고려하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만 현재 진실 여부를 가리기위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모 후보의 비방이 허위임이 밝혀지면 그때 가서 재고할 문제라고 봅니다. 현재 수사중인데 소 취하를 하면 제가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체육계 인연 20년…불교신도회장 역임

2001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2004년 대한카누연맹 회장 2010년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거쳐 2013년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에 올랐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 때에는 한국선수단 단장을 맡아 선수들의 사기 앙양에 앞장섰다. 독실한 불교 신도로 2007년 대한체육회 불자연합회 회장에 이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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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세(전 동아일보 체육부장·용인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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