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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대거 빠져도 활활 타올랐다…두산이 강팀인 이유 [MK시선]

안준철 기자
입력 2021/04/19 06:47
수정 2021/04/20 15:54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경기에 나가면 주전이다.” “두산 베어스는 항상 강팀이었으면 한다.”

두산 베어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강팀 DNA가 꿈틀거렸다. 사령탑부터 간판 선수까지 야구를 강하게 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두산이 무섭게 타올랐다.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잠실 라이벌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1로 이겼다. 올 시즌 선발전원안타가 나왔다. 이날 승리로 LG와의 3연전에서 2연승,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승률 5할 선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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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9-1로 승리했다. 두산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화끈한 승리였다. 무엇보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거둔 위닝시리즈다. LG는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팀이다. 16일 3연전 첫 경기에 LG가 1-0으로 이겼다.

안그래도 주전 선수들이 빠진 두산이었는데, 16일 경기에서 부상자가 더 나왔다.


LG와의 3연전이 시작하기 전 오재원이 가슴 통증으로 빠졌고, 김재호는 출산 휴가를 갔다. 16일 경기에서는 중견수 정수빈이 내복사근 부상을 당했다. 포수 박세혁은 타격 도중 상대 투수 김대유에 헤드샷으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른다.

신인급 선수, 백업들이 경기에 나섰지만, 17일 경기는 3-1로 이겼다. LG 선발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엔드류 수아레즈였다. 그리고 18일 경기에서 타선이 폭발했다.

장승현(포수) 박계범(2루수) 안재석(유격수) 조수행(중견수) 등 센터라인이 모두 새 얼굴이었다. 이들은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타격에서는 날카로운 스윙을, 수비에서는 LG 흐름을 끊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18일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LG와 첫 경기 패배 후 선수들과의 미팅 내용을 전했다. 미팅이었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감독은 “너희들은 백업이 아니다. 흔한 말로 누가 포지션 어디냐고 물어봤을 때 ‘백업이에요’ 할거냐’라고 말했다”며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 백업으로 나가서 웬만큼 잘했다고 웃으면서 샤워하고 퇴근하면 안 된다. 백업 치고 잘했다? 그런 거 없다. 백업이라고 봐주는 것 없다.


그런 모습이 보이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젊은 선수들을 자극한 메시지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주전 경쟁을 시즌 내내 이어갈 수 있게 독려한 것이다. 두산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든 김태형 감독의 노련한 주문이었다.

젊은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3루수 허경민도 마찬가지였다. 허경민은 18일 경기에서 3안타 3타점으로 대승을 이끈 장본인이다. 경기 후 허경민은 “그동안 늘 옆에는 유명한 손시헌, 김재호 선배가 있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옆에 있는 것이 낯설기도 하다”면서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는 기뻤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반갑다. (안)재석이 같은 경우는 스무 살처럼 느껴지지 않게 잘한다. 이번 겨울에 (안재석에게) 대스타가 돼 달라고 했는데, 강팀인 LG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플레이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젊은 친구들이 정말 잘 해주고 있다. 재석이와 계범이 모두 내가 이들 나이 때에는 전혀 이렇게 하지 못했다. 나는 선배님들과 캐치볼도 잘 못했는데 재석이는 플레이 하나하나가 당차다. 항상 두산이 강팀이었으면 좋겠는데, 우리 젊은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팀 DNA는 하루 아침에 형성되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승이라는 결과를 만든 두산이 바로 강팀임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김태형 감독의 메시지와 허경민의 리더십이 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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