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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고도 1위…신인류라 불리는 하산

입력 2021/08/03 17:40
수정 2021/08/04 13:09
에티오피아 난민 출신인 하산
사상 첫 중·장거리 3관왕 도전
주종목 1500m·1만m 남겨둬
◆ 2020 도쿄올림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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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하산(오른쪽·네덜란드)이 2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육상 1500m 예선에서 마지막 바퀴에 케냐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고 있다. 하산은 그럼에도 1위를 차지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일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 여자 1500m 예선 2조 경기 도중 금메달 1순위 시판 하산(28·네덜란드)이 케냐 선수와 부딪혀 넘어졌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일어난 불상사에 하산의 결선 진출은 힘들어 보였다. 모두가 아쉬움을 토로한 순간 기적 같은 장면이 벌어졌다. 하산이 다시 일어나 달리기 시작하더니 20m 넘는 차이를 극복하고 2위 제시카 훌(호주·4분5초28)을 제치고 1위로 들어왔다. 같이 뛰던 선수들 모두 허탈한 표정을 지었을 정도였다.

'신인류' 하산의 놀라운 질주는 오후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9시 40분 열린 여자 5000m 결선에서 14분36초79로 우승했다. 은메달인 헬렌 오비리(케냐·14분38초36)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그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하산은 육상에서 가장 놀라운 성과를 내는 선수 중 하나다. 1993년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난 그는 2008년 고향을 떠나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그해 육상 수업을 받기 시작해 유럽이 주목하는 중·장거리 선수로 떠올랐다.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1500m와 1만m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난민 출신'이라는 딱지는 오히려 그의 성과를 더욱 빛나게 했다.

세계 육상계가 하산을 주목하는 건 '난민'이라는 스토리 때문만은 아니다. 중·장거리 두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는 선수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산의 주 종목인 1500m와 1만m는 육상에서 다른 종목으로 통한다. 중거리와 장거리는 주법부터 경기 운영 방식까지 전혀 다르다. 이 두 영역에서 모두 최고 기록을 쓰고 있는 하산이 신인류로 통하는 이유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5000m에도 도전해 사상 최초 중·장거리 혼합 3관왕에 도전한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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