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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승 205K' 스트레일리,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을까

정철우 기자
입력 2021/09/17 10:23
수정 2021/09/17 15:13
롯데 스트레일리(33)는 지난해 빠르게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15승4패의 압도적인 숭률을 보이며 팀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무려 194.2이닝을 소화하며 거의 200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나 올 시즌 스트레일리는 전혀 다른 투수가 돼 있다. 극심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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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일리가 지난해의 위력을 완전히 잃은 채 고전하고 있다. 제구력에 문제가 생기며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졌다. 사진=MK스포츠 DB

올 시즌 스트레일리의 성적은 실망 그 자체다.

6승11패, 평균 자책점 4.67을 기록 중이다. 4선발 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세부 지표도 좋지 못하다. 피안타율이 0.274로 높은 편이고 WHIP도 1.49까지 높아졌다. 에이스라 부를 수 없는 성적이다.

최근 흐름도 좋지 못하다.


최근 5경기서 21.2이닝을 던지는데 그치며 19실점(18자채)으로 승리 없이 4패, 평균 자책점 7.48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구위는 오히려 올 시즌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구속도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트레일리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7km였다. 올 시즌에는 145.4km로 거의 1km가량 빨라졌다. 이제 30대 중반으로 들어서고 있는 스트레일리의 구속이 1년 새 1km 가량 빨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가 잘 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피안타율에선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속도가 빨라진 올 시즌에 오히려 피안타율이 0.351로 높아졌다.

지난해 스트레일리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253에 불과했다. 1년 사이 1할 가까운 수치 상승이 이뤄진 셈이다. 구위는 더 좋아졌는데 맞아 나가는 비율은 크게 높아졌다.

결국은 제구에서 문제를 찾을 수 밖에 없다. 가운데 몰리는 공의 비율이 높아지며 전체적인 피안타율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지난해 스트레일리는 가운데 몰리는 패스트볼이 거의 없었다. 몸쪽과 바깥쪽을 모두 과감하게 사용하며 타자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올 시즌엔 가운데 몰리는 공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스트라이크 존을 9개로 나눴을 때 가운데로 몰리는 패스트볼 비율이 가장 높다.


가장 많은 공이 한 가운데 몰려 들어왔다는 뜻이다. 스트레일리의 패스트볼 스피드는 KBO리그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제구만 잘 이뤄진다면 공략이 쉽지 않은 위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운데로 몰려 들어오는 공은 위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 타자들이 실투를 잘 놓치지 않는다. 결국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제구가 흔들리며 많은 것을 잃은 케이스"라고 분석했다.

장기인 슬라이더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잇다.

지난해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66에 불과했다. 거의 언터처블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217로 높아졌다. 여전히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선 5푼 이상 높아진 수치다. 손도 못 대던 수준에서 맞아 나가는 수준으로 바뀐 셈이다.

스트레일리는 현란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고 있는 투수는 아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여기에 체인지업 정도가 있는 투수다. 투심 패스트볼로 방망이를 이끌어 내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도 아니다.

지난해에도 194.2아닝에서 삼진을 205개나 잡아냈다.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라 할 수 있다.

힘은 더 좋아졌는데 맞아나가는 빈도는 늘었다? 결론은 제구력에서 답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공을 빠르게 던지려는 노력이 오히려 제구를 방해 했을 수도 있다.

가운데 몰리는 공의 비율이 갑자기 높아졌다는 건 스트레일리의 투구 메커니즘에 근본적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과연 스트레일리는 빠른 시일 내에 무너진 제구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 과전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롯데의 가울 야구 꿈은 진짜 꿈에서 멈춰버릴 수도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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