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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선언 후 ‘2연패’…안일한 운영에 ‘3위 유력’ LG [MK시선]

안준철 기자
입력 2021/10/21 05:15
수정 2021/10/21 09:37
“끝까지 간다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가 이기는 게 우선이다.”

‘꾀돌이’ 류지현 LG트윈스 감독은 순위 경쟁 중에도 기본을 생각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에 맞물려 있는 1위 kt위즈, 2위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결과보다는 LG가 이기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LG는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제 10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경기력은 좋지 않다. 오히려 승부처인 현시점에서 경기 운영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LG가 최악의 상황으로 생각하고 있는 ‘정규시즌 3위’는 유력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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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프로야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에서 LG 고효준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LG가 2연패에 빠졌다. 2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6으로 패했다. 전날(19일) 키움에 4-5로 패한데 이어 이틀 연속 1점 차 패배로 연패에 빠졌다.


앞서 류지현 감독은 19일 키움전을 앞두고 21일까지 펼쳐지는 키움과의 3연전, 23~24일 더블헤더를 포함한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까지 6연전을 승부처라고 밝혔다. 막판까지 1위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표명이었다.

하지만 벌써 6경기 중 3분의 1을 패하고 말았다. 그것도 상대 전적에서 우위에 있는 키움에게 뼈아픈 연패를 당했다. 2연승을 달렸던 LG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반면 키움은 3연패 후 2연승으로 단독 5위에 올랐다.

2연패가 뼈아픈 건 바로 경쟁팀들도 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1위 kt는 3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20일 경기가 없었지만, 19일 경기에서 패했다. 만약 LG가 키움에 2연패가 아니라 모두 승리했다면, 2위를 탈환하고, 1위 kt와는 0.5경기 차로 좁혔을 판이다.

더 아쉬운 건 이틀 연속 1점 차로 패했다는 점이다. 충분히 LG가 흐름을 바꾸고 역전할 수도 있었다. 특히 20일 경기는 역전패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내고도 졌다는 것도 치명적이다.

올 시즌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타선은 1회 3점을 낸 뒤 침묵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켈리가 5회 와르르 무너지며 3실점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물론 경기 중반이기에 LG는 동점이나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다.

올 시즌 LG의 장점은 막강한 마운드다. 특히 불펜은 숨 막힌다. 이날 경기에서 중요한 건 키움에 추가점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6회초 좌완 최성훈이 두 타자를 아웃 처리한 뒤 다시 좌완 김윤식에 마운드에 올랐다. 제구가 좋지 않은 김윤식은 6회를 마무리했지만, 7회 들어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키움은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LG는 다시 투구교체를 택했다. 전날처럼 필승조 김대유 이정용 고우석을 모두 투입하면서 동점을 노렸던 장면이 떠올랐다. 1점 차를 유지하면서 경기 후반부에 동점 내지는 역전을 노리는 전략이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고효준이었다. 이용규 김혜성 이정후 등 좌타자가 줄줄이 나오니 좌완 고효준을 택한 것이었다. 고효준은 전날도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고효준은 나오자마자 이용규에게 적시 3루타를 맞았다. 이어 김혜성에게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또 실점하고 말았다. 기록상 김윤식과 고효준이 나란히 1실점씩 했지만, 분명 아쉬운 대목이었다. 좌완을 택할 것이라면 필승조 김대유도 있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야구 지도자는 “주자가 스코어링포지션에 있는데, 최근 들어 1군에 올라온 고효준을 택한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LG가 경기를 포기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점 차면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 수 있기에 필승조를 투입해서 막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날 1이닝 무실점이라고 해도 고효준이 등판한 상황이 달랐다. 전날은 주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은 주자가 2루에 나가있었다. 경험이 많은 고효준이라고 해도 1군에 올라온 지 얼마되지 않았다. 버거울 수 있는 등판이다.

결국 7회 2실점으로 3-6, 3점 차가 됐다. LG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결국 1점 차는 극복하지 못했다. 7회 2실점이 더욱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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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키움이 6-5로 승리했다. 9회말 2사 1,3루에서 땅볼을 친 LG 이재원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승부처에서는 가장 확실한 카드를 내세워야 한다. 그러나 LG는 승부처를 선언하고 나서도 다소 안일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게 키움전 2연패로 드러났다. 승부처 6연전 중 이제 4경기가 남았고, 잠실 라이벌 두산은 까다로운 상대다. 더구나 더블헤더로 치러야 한다. 두산전부터 30일까지는 쉬지 않고 경기를 해야 한다.

남은 10경기에 따라 다시 순위를 끌어올릴 여지가 있지만, 이런 식이면 3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LG는 10월 7승 4무 8패로 오히라 승패 마진을 하나 까먹었다. 이날 패배로 kt와 2.5경기 차는 유지됐지만, 경기가 없던 삼성과는 1.5경기 차로 벌어졌다.

“우리가 이겨놓고 남을 생각하겠다”라는 말은 지극히 당연하고,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기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지금 LG가 그렇다.

[잠실(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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