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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대행 악수 거부' 차상현 감독, 배구인의 마음 표현일까 [현장스케치]

김지수 기자
입력 2021/11/28 00:30
수정 2021/12/02 08:29
여자 프로배구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최근 숱한 논란을 낳은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 대행과의 악수를 경기 전후로 모두 거부했다. 작은 행동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큰 장면이었다.

차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27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2라운드 IBK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차 감독은 경기 후 “1, 2세트 위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 풀어갔다”며 “특히 권민지가 블로킹, 공격을 모두 자신감 있게 가져가는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 게임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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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현(오른쪽) GS칼텍스 감독이 27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심판진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화성)=천정환 기자

차 감독은 다만 경기 전후로 김사니 감독 대행과의 악수를 거절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말을 아꼈다. “배구인으로서 할 말은 많다.


여러 가지 생각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 부분은 경기력과 상관없이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 (답변을 하지 않는 부분을)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V리그에서는 통상적으로 1세트 시작에 앞서 양 팀 사령탑이 악수와 함께 인사를 나눈다. 승패가 갈린 경기 종료 직후에도 서로 손을 맞잡고 격려하는 모습은 일종의 관례처럼 굳어졌다. 규정에 명시된 부분은 아니지만 어느 한 팀의 감독이 상대방 감독과의 악수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보기 드문 일이다.

하지만 차 감독은 이날 코트에서 마주친 김 대행을 외면했다. 김 대행은 경기 시작에 앞서 차 감독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기다렸지만 차 감독은 IBK 벤치 쪽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차 감독은 GS칼텍스의 승리가 확정된 뒤에도 심판진 및 경기 진행 요원들과만 악수를 한 뒤 곧바로 코트를 빠져나갔다.

김 대행은 이에 “저는 (차 감독이 악수를 거부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래도 차 감독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차 감독님께 개인적으로 전화를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차 감독은 취재진에게 김 대행이 연락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얘기를 들은 뒤 “아직 (김 대행과) 통화를 안 했으니까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며 “개인적으로 이번 일로 크게 동요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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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왼쪽) IBK기업은행 감독 대행이 27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심판진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화성)=천정환 기자

IBK는 이달에만 주장 조송화가 두 차례나 팀을 무단이탈하며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일부 선수들의 태업, 항명 의혹이 제기됐고 김사니 코치 역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가운데 구단을 무단으로 나갔다가 돌아왔다.

IBK 구단은 이후 서남원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경질시켰고 김사니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기는 촌극을 벌였다. 김 코치는 대행으로서 첫 경기를 앞두고 서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서 감독이 반박에 나서자 진실을 나중에 밝히겠다며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차 감독이 악수 거부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IBK의 내홍에 대해 배구인으로서 깊은 실망감을 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 감독은 현역 시절 삼성화재에서 당시 코치로 재직 중이던 서 감독과 7년간 함께 뛰었다. IBK 사태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화성=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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