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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받고 수익도 쏠쏠…황제 회원권 '20억원 시대'

입력 2022/05/23 17:18
수정 2022/05/23 20:14
남부CC 24억5000만원
이스트밸리·남촌CC도
회원권 가격 20억원 훌쩍

투자·이용가치 모두 만족
기업 수요 꾸준하게 몰려

회원권수 많고 예약어려운
중·저가는 상승세 꺾여

"회원권 양분화 심화될 것"
올해 초 한국 골프장에는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다. 사상 최초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20억원을 넘긴 것. 많은 사람이 '거품론'을 제기했지만 이를 비웃듯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황제 회원권'들은 상승세를 가파르게 이어가고 있다. 골프 인기에 따른 안정적인 예약과 서비스, 코스 관리, 그리고 투자 개념까지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KB부동산 월간 부동산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강남권(11개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15억2548만원이다. 입이 떡 벌어질 금액이지만 에이스회원권에서 거래되는 회원권 가격 상위 4위에 올라 있는 가평베네스트GC(15억6000만원) 회원권을 사기에는 조금 모자라다.


골프장 회원권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초고가 회원권 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황제 회원권이라는 이름이 붙으려면 20억원은 넘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23일 기준 한국에서 가장 비싼 골프 회원권의 주인공은 '남부CC'다. 이번주 2000만원 더 올라 24억5000만원이 됐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위치하고 회원 수는 194명에 불과한 18홀 골프장으로, 전통의 '황제 회원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골프가 반사이익을 얻기 이전 남부CC 회원권 최고 가격은 14억5000만원(2007년 5월)이었다. 특히 2010년 이후 서서히 하락하며 2018년 2월에는 6억1000만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최저점 기준으로 불과 4년3개월 만에 18억4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지난해 12월 2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이후 매달 1억원가량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회원권 가격 2위는 '곤지암 명문' 이스트밸리CC다. 27홀 규모에 회원 수가 375명에 불과한 이스트밸리의 현재 시세는 23억원이다. 그나마 지난 3월 23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소폭 내린 가격이다.


이스트밸리도 지난 2년간 골프 인기의 급성장에 힘입어 가격이 급상승했다. 2000년대 말 12억원을 훌쩍 넘기며 대표적인 황제 회원권으로 꼽혔던 이스트밸리는 이후 2016년 회원권 가격이 6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월에도 8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15억원이나 급상승하며 '20억원대 회원권'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황제 회원권에 남촌CC가 빠질 수 없다. 현재 21억원. 회원 수 199명에 18홀 규모니 남촌CC도 '홀당 1억원'을 훌쩍 넘긴 셈이다. 2008년 9월 회원권 가격이 15억원을 넘기며 한국에서 가장 비싼 회원권에 꼽혔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3위다. 사실 하락폭이 가장 큰 회원권의 주인공도 남촌CC다. 2018년 12월 5억원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3년여 만에 20억원을 훌쩍 넘기며 황제 회원권으로서 면모를 되찾았다.

이어 가평베네스트가 15억6000만원으로 4위, 비전힐스가 15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또 화산CC, 레이크사이드CC, 렉스필드CC도 모두 10억원을 넘겼다. 물론 렉스필드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 2008년 12억5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기록하며 '곤지암 황제 3형제'로 분류된 바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현상도 보인다.


5억원 이상 고가 회원권 시장은 물건이 없어 못 살 지경이다. 부동산과 비슷한 흐름이다. 주로 영업용으로 이용해야 하는 법인들의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아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5억원 미만의 중가 회원권 시장은 상승 흐름이 꺾였고 특히 3억5000만원 미만인 골프장 회원권은 10% 이상 하락한 곳도 눈에 띈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중가대 골프장은 실질적 수요와 투기 수요가 공존한다. 또 개인 구매가 많고 회원권 수량도 많아 시장 상황이 바뀌면 매물이 빨리 쏟아지기 때문에 바로 조정을 받는다"고 설명한 뒤 "투자 목적의 회원권은 파는 경우가 많지만 사용하기 위해 구매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격이 떨어져도 대체할 곳이 없기 때문에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초고가 회원권과 중저가 회원권 간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골프가 대중화되고 해외 골프 가격이 높아지면서 회원권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당분간 높지 않다"며 "특히 중·대기업들은 자산 관리 차원과 회원권 가격 상승 전 추가 구매, 혹시 모를 대중제 골프장 전환을 위한 발판 마련 등의 이유로 회원권을 사들이고 있어 고가 골프장 회원권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과 개인 모두 안정적인 부킹과 특정 골프장 회원권 보유로 인한 이미지 등을 위해 '똘똘한 한 채'를 사듯 '똘똘한 회원권' 수요가 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한 뒤 "회원권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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