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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보다 8개월 빨리…PGA 정복한 20세 김주형

임정우 기자
입력 2022/08/08 17:06
수정 2022/08/08 17:10
윈덤 챔피언십서 생애 첫승

임성재·존 허 5타차로 제쳐
세계랭킹도 21위로 급상승

PGA 첫 2000년대생 챔피언
스피스 이어 두 번째 최연소
"월요일마다 기쁜 소식 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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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이 8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에서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AFP = 연합뉴스]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 아침. 골프팬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한국인 9번째 우승자가 된 김주형(20)의 이야기다. 우승을 확정한 뒤 감격에 젖은 김주형은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이렇게 감정이 북받치는 것은 처음"이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주형은 8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를 쳤다.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적어낸 김주형은 공동 2위 임성재(24)와 존 허(미국)를 5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PGA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김주형은 우승 상금으로 131만4000달러(약 17억1500만원)를 받았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21위로 도약한 김주형은 PGA 투어 정식 회원이 돼 '쩐의 전쟁'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지난주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특별임시회원 자격으로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따낸 김주형이 정규투어 15개 대회 출전 만에 차지한 첫 우승이다. 이번 대회 나흘간 김주형은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고 어린 시절 가슴속에 품어왔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20세1개월17일의 나이로 우승을 차지한 김주형은 PGA 투어 최초로 2000년 이후 출생한 챔피언이 됐다.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에서는 19세11개월18일의 조던 스피스(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자신의 우상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첫 우승(20세9개월6일)보다도 8개월가량 빠르게 정상에 오르는 기분 좋은 기록도 세웠다.

PGA 투어에 빠르게 자리 잡았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2018년 6월 프로로 전향한 김주형은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떨어지며 아시안투어 2부 투어인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환경이 열악한 ADT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마음을 다잡은 김주형은 2019년 아시안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우승하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동시에 제패했지만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며 꿈의 무대 진출을 1년 미뤘다. PGA 투어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김주형에게 좌절이란 없었다. 그는 다시 한번 연습에 매진했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 앞서 출전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단독 3위, 로켓 모기지 클래식 단독 7위 등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PGA 투어 직행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으로 열린 윈덤 챔피언십에서는 전 세계 골프계가 깜짝 놀랄 만한 대형 사고를 쳤다.


이번 대회 첫날 김주형이 1번홀(파4)에서 일명 '양파'로 불리는 쿼드러플 보기를 범할 때만 해도 우승을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도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 나머지 71개 홀에서 무려 24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김주형은 우승 인터뷰에서 "PGA 투어 우승을 이렇게 빨리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은 것 같아서 기쁘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세운 목표를 차근차근 이뤄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주형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피나는 노력에 천부적인 재능이 더해진 결과다. 동료 선수들도 "주니어 골퍼처럼 연습한다"고 말할 정도로 김주형은 완벽주의자다.

다음주부터 공식적으로 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게 된 김주형은 "월요일 아침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는 한국 선수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월요일 아침마다 즐거운 소식을 전하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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