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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못 버텨"…호텔 30개 운영하는 HTC 결국 도산

김기철 , 박재영 기자
입력 2020.03.31 17:51   수정 2020.04.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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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줄폐업 공포 현실로

5성급 '쉐라톤팔래스강남'도
관광업 올스톱에 매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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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 `쉐라톤 팔래스 강남` 전경.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산업의 도산과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호텔과 여행사의 연쇄 도산 사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호텔·리조트 운영 전문 법인인 (주)에이치티씨(HTC)가 지난 2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97년 설립된 HTC는 국내외 호텔, 리조트, 레지던스, 연수원 등 30여 개 사업장과 3000여 개 객실 운영 실적을 보유한 업체로 연 매출은 200억원 수준이다.

HTC는 회생신청 이유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코로나19 사태까지 관광산업 침체에 따른 경영 손실이 극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최근 팬데믹(전 세계적 유행)으로 번지면서 사실상 관광산업이 '올스톱'되자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의 부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을 때 법원의 관리 아래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제도다. 법원은 해당 기업을 존속시킬 때의 회생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내리고 회생절차에 돌입한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 26일 회생신청서 접수 이후 보전처분 결정을 거쳐 3일 심문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라호텔 출신 김곤중 사장이 창업한 HTC는 로얄엠포리움호텔(인천), 호텔아벤트리종로, 오크밸리(강원도), 신라스테이동탄, 인천하버파크호텔, 중국화산국제호텔 등을 운영했으며 현재 청풍리조트, 삼성전자 영덕연수원, 라마다앙코르마곡호텔, 호텔아벤트리부산 등을 위탁운영 중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에는 강릉미디어촌·평창미디어레지던스 운영 위탁도 맡았다.

또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 반포의 5성급 호텔인 '쉐라톤 팔래스 강남' 역시 최근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C의 도산과 호텔 매각 추진으로 업계에서는 그동안 제기돼왔던 국내 호텔업체의 줄도산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지난 11일까지 전국 44개 주요 호텔의 객실 예약 취소는 11만건이며 그로 인한 피해액은 835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전국 호텔 피해액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화기가 본격화되고 강원·호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여행 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해외여행 정상화 전까지는 여행산업 경영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일부 호텔 오너를 중심으로 매각 작업 검토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 구조조정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최대주주인 IMM PE는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에는 순환 휴직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없이는 위기를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1분기에만 100억원대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현재의 예약 상황과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면 2분기에는 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투어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통해 송인준 IMM PE 대표와 김영호 IMM PE 수석부사장, 박찬우 IMM PE 투자1본부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 대주주인 IMM PE가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직접 경영에 참여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가 종료되면 여행산업이 강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구조조정의 규모와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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