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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美주식 폭풍직구…하스브로·MS·테슬라·구글 순으로 샀다

박인혜 , 안갑성 기자
입력 2020.07.05 17:45   수정 2020.07.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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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개인, 해외 주요종목 매매 살펴보니

글로벌 1등기업 골라 투자
테슬라 석달간 상승률 151%
순매수액은 현대차에 맞먹어

'코로나 폭락' 4월후 집중매수
올해 美주식 순매수 7조 돌파

2023년 주식 양도세 부과땐
해외주식 쏠림 더 심해질수도
◆ 해외주식투자 전성시대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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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 해외주식 투자는 거래대금 급증으로도 감지되지만, 몇몇 주요 개별 종목 순매수를 보면 더 도드라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풀 꺾이고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든 이후 같은 '자동차'란 산업군에 있는 현대차와 테슬라를 비교해 보면 극명하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 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7월 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순매수는 3억186만달러로 지난 2일 환율 종가(1200원)를 적용하면 3622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114만달러보다 27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현대차 주식 순매수 금액은 3899억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국내 개인들은 미국 대표 기술주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된 후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은 4025억원어치나 되고, 알파벳(구글) 주식도 2628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작년 같은 기간 주식 순매수보다 6배가 증가했고, 알파벳은 10배 이상 늘어났다. 일종의 '이벤트주'로 한국 개미들이 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미국 완구업체인 하스브로에 개인들이 넣은 투자금도 이 기간 4762억원이나 된다. 같은 기간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이 621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서 보면 전반적으로 미국 우량 주식에 한한 것이긴 하지만 해외주식 매입에 더 열을 올렸다는 평가를 내려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개인들의 이 같은 해외주식 투자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섰던 '코리안 머니' 중 대부분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주축이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국내 투자자의 지역별 해외주식 투자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2018년 말 기준 국내 연기금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은 약 1643억달러로 해외주식 투자 총액(2615억달러)의 63%에 달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의 외화증권계좌를 통해 모바일로 손쉽게 해외주식 '직구'가 가능해지면서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었다. 한국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 현황을 알려주는 지표인 예탁결제원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은 지난 5월 최초로 202억달러를 기록하며 200억달러를 돌파한 후 지난 2일 기준으로는 231억달러까지 치솟아 있다.

3월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로 폭락한 틈을 타 '스마트개미'가 된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그중에서도 빠르게 뻗어 올라갈 수 있는 미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것이 컸다. 달러당 원화값 1200원을 기준으로 한국 투자자들은 4월 2조5000억원어치, 5월 1조8200억원, 6월 7700억원 규모로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연초부터 이달 2일까지 한국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누적으로 7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노크의 주된 이유는 장래성과 수익성이다. 테슬라, MS, 아마존, 애플 등은 단순히 '미국 주식'이 아니라 '전 세계 주식'이다.


이들 기업은 해당 분야에서 절대적인 글로벌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밸류체인의 정점에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구글, 아마존처럼 전 세계 1등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면 한국에선 삼성전자 정도가 포함될 것"이라며 "해외주식 직접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국내 기업만 발굴하기보단 미국 성장주로 대변되는 세계 1등 기업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우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도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익률도 외국, 특히 미국 우량주가 훨씬 잘 뻗어 나가는 모습이다 4월부터 이달 2일까지 약 3개월간 주요 종목 수익률을 보면 삼성전자가 15.5%, SK하이닉스가 7.7%, 현대차가 15.9%였던 데 반해 아마존은 52%, 애플은 51.1%, MS는 35.6%, 구글은 33.4% 수익률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수익률은 151.0%에 달했다.


각국 시가총액 상위 종목만 보면 미국 주식의 성적표가 월등히 좋은 셈이다. 다만 국내주식 중에서도 그나마 네이버가 같은 기간 69.9%, 카카오가 89.7% 수익률을 올려 우수한 성적을 보였는데, 이들 주식의 특징은 코로나19의 일종의 수혜를 입은 '언택트' '기술주'라는 점이다.

2023년 주식 양도소득세가 개편되면 이 같은 해외주식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개인투자자의 국내주식 투자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지만, 올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개인들이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저점 매수에 들어가면서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로 확 가라앉았던 주식시장을 떠받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동학개미'란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매기지 않았던 개인의 주식 관련 양도소득세가 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국내주식 직접투자의 경우 연 2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주식형 펀드 등은 해외 주식과 합산해 비과세 혜택이 연 250만원에 불과하다.


이렇게 되면 크게 '재미 보기 힘든'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해외주식을 직구로 거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국인의 국내 주식과 펀드 투자는 국가 산업 발전 등 여러 측면에서 장려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면서 "해외 투자가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양도세 과세도 전 세계적 흐름이라는 점도 인정하지만 부동산에서 증시로 개인 투자가 옮아 오는 시점이라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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