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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릿수 배당'에 만족못해…리츠 수난시대

홍혜진 기자
입력 2020.08.05 17:47   수정 2020.08.0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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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미래에셋 리츠' 상장일
공모가에도 못미친 시가 급락

한미약품 등 4社 상한가 행진
바이오株 하루새 30%씩 올라
배당수익에만 의존하는 리츠
투자자 외면에 상장 미루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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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물량을 받기만 하면 상장 첫날부터 쏠쏠한 차익을 낼 수 있는 보증수표로 통했던 리츠가 연이어 쓴맛을 보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에 이어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미래에셋맵스리츠까지 상장 첫날 공모가 밑에서 장을 마감했다. 고전하고 있는 리츠와 대조적으로 제약·바이오주는 연일 급등세다. 변동성이 높은 종목으로만 시중 유동성이 흘러가면서 리츠로 대표되는 배당주와 제약·바이오주로 대표되는 성장주 희비가 갈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 상장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미래에셋맵스리츠의 시초가는 공모가(5000원)의 90%인 4500원이었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90%에서 200% 사이의 밴드가 정해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시초가는 하한가로 결정된 것이다.

4500원으로 거래가 시작된 두 종목은 장중 낙폭을 키웠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시초가 대비 6.89% 하락한 4190원에 장을 마감했고, 미래에셋맵스리츠는 시초가 대비 3.33% 하락한 4350원에 마감했다.


올해 1호 상장 리츠인 이지스밸류리츠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지난달 상장한 이 종목 주가는 아직까지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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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부진은 최근 증시가 상승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날 코스피는 2300선을 돌파하며 코로나19 이전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초저금리에 힘입어 시중에 풀려 나간 막대한 유동성을 리츠가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돈이 몰리는 곳은 따로 있다. 제약·바이오주가 대표적이다. 리츠가 상장 첫날에도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날 제약·바이오주는 급등했다. 국내 상장된 제약주 가운데 이날 상한가를 찍은 종목만 4개다.

한미약품은 1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공시와 함께 상한가로 직행했다. 한미약품의 최대 주주인 한미사이언스도 상한가를 찍었다. 종근당바이오도 상한가까지 올랐다.


최근 고공행진하는 성장주가 자금 블랙홀이 되면서 변동성이 낮아 재미가 덜한 리츠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관계자는 "바이오주 주가가 하루에도 30%씩 오르는 상황에서 리츠가 내세우는 한 자릿수대 배당 매력이 부각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장을 앞둔 리츠도 증시 상장 후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상장될 예정이었던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리츠 시장이 부진하자 연내 상장으로 일정을 미뤘다. 7일 상장 예정인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이달 말에 상장하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 경쟁률은 5.89대1로 집계됐다. 3000억원대 자금을 모으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역시 '대박'으로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난해 상장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변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정 상황이 오히려 리츠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 주식처럼 접근하기보다 장기투자를 통한 배당수익의 축적이라는 측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대표는 "리츠 주가가 다시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리츠가 편입한 자산의 성장 가능성이 투자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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