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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청약 기관의 절반…"상장 첫날 팔 수 있다"

강우석 기자
입력 2020.09.28 17:43   수정 2020.09.2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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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6일 청약…이번에도 '따상'?

공모가 최상단 13만5천원 확정
기관 의무보유 확약 비율 43%
SK바이오팜의 절반수준 그쳐
외국인 "공모가 비싸다" 판단

NH·한투·미래·키움서만 청약
연금 등 가입여부따라 우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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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확정지었다. 1400여 곳의 국내외 기관투자자 참여해 문전성시를 이룬 덕분이다. 그러나 의무보유기간을 확약한 기관투자가들이 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올해 대어급 딜에 비해 매도 행렬이 거듭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5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되는 공모 청약으로 쏠린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마다 상이한 우대조건을 꼼꼼히 확인한 뒤 청약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한다.

28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10만5000~13만5000원)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1420곳의 기관투자자가 청약에 참여해 1117.3대1의 경쟁률을 거뒀다. 이같은 경쟁률은 SK바이오팜(835.7대1)보단 높지만 카카오게임즈(1478.5대1)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내로라하는 해외 투자자도 참여했다. 하지만 전체 참여기관 대비 해외 비중은 23.4%로 카카오게임즈(23.3%)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SK바이오팜(10.8%)에 비해선 해외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편으로 평가받는다. 주간사단 차원에서 거래 실적이 없었던 기관투자가 200여 곳을 새롭게 유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들은 국내 기관과 달리 빅히트의 공모가를 비교적 보수적으로 평가했다. 청약에 참여한 모든 곳(총 333개)이 밴드 상위 75%~100% 사이의 가격을 써냈다. 밴드 상단(13만5000원) 초과 가격을 쓴 기관은 총 422곳이었는데, 모두 국내 기관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기금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를 보니 국내외 기관들의 상반된 평가가 두드러진다"며 "해외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빅히트의 공모가를 싸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 비율은 43.9%였다. 역대급 청약자금이 몰렸던 SK바이오팜(81.2%), 카카오게임즈(58.6%)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확약을 제시한 기관 중 절반가량인 49.4%가 1개월을 택한 점이 눈에 띈다. SK바이오팜은 확약 비중이 무려 81.2%였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이 6개월이었다. 카카오게임즈의 확약 비율은 58.6%였지만, 전체 확약 비중에서 1개월이 무려 49%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상장 직후 SK바이오팜보다 빠르게 약세로 돌아선 것도 단기확약 비중이 높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개월 확약으로 주식을 배정받은 기관들은 내달 10일부터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팔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빅히트의 '따상(공모가 최상단 확정 후 첫날 상한가로 마감하는 것)'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론적으로 공모주를 받은 기관의 최대 56%가 상장 직후 팔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 마감 직전 국내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선 눈치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1·3개월 중 확약기간을 얼마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배정물량이 천차만별이어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의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인 점, 사업모델이 BTS에 치우친 점을 고려해 3개월 미만으로 확약을 냈다"며 "외국계 위주로 물량이 배정된 점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빅히트는 다음달 5일부터 이틀동안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는 주간사 혹은 인수단(NH·한투·미래·키움)의 주식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배정 물량은 NH투자증권이 64만8182주로 가장 많으며 한국투자증권(55만5584주), 미래에셋대우(18만5195주), 키움증권(3만7039주) 순이다. 일반투자자는 청약금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한다.

원론적으로 투자자 입장에선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 두 회사가 대표 주간사로 참여해 많은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 청약 한도가 최고인 곳 역시 NH투자증권(6만4000주)이다. 그러나 특정 증권사의 한도가 높다고 모든 고객이 그만큼 많은 물량을 청약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증권사들이 각기 상이한 공모주 우대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4곳의 증권사는 금융·연금상품 가입 여부, 평균 잔액 규모 등을 기준으로 공모주 청약 등급을 세분화 했다. NH투자증권은 5단계, 한국투자증권은 4단계로 구분하며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은 2단계로 나누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금융·연금상품 가입자를 우대하고 있어, 사실상 기존에 거래해 온 고객들이 유리한 구조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공모주 투자를 오래해 온 고객들은 청약일정을 미리 체크한 뒤 계좌를 우대조건에 맞추는 편"이라며 "남들이 한다고 섣불리 투자하는 것에 앞서 계좌 관리부터 일찌감치 시작하는 게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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