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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에 몰린 개미들…"상장전 미리 찜하자"

홍혜진 기자
입력 2020.09.16 17:44   수정 2020.09.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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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겜 공모주 못 건진 투자자
장외시장서 유망종목에 관심

배그 개발사 크래프톤 166만원
카카오게임즈 시총 3배 육박
2분기 영업익 5배 올라 1612억

연말 신작 흥행 여부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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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비상장 주식에 줄지어 몰려들고 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치열한 청약 경쟁을 목격한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에서 상장 유망주 선점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이다. 이 회사는 카카오게임즈의 뒤를 이을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다. 이 때문인지 주가가 반년 만에 4배나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직전 장외에서 8만원 가까이 치솟았지만 상장 뒤 6만원대까지 하락한 점을 들어 장외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증권플러스비상장 등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이날 크래프톤은 전 거래일 대비 6만5000원(4.08%) 오른 주당 16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총 발행 주식 수(808만5285주)를 곱해 산출한 시가총액은 13조4216억원이다.


이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4조8535억원)의 3배에 육박하며, 국내 게임주 3대장 가운데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16일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은 18조462억원, 넷마블은 15조6597억원, 넥슨은 6137억원이다. 이대로라면 상장과 동시에 국내 게임업계 3위로 단숨에 치고 오르게 되는 셈이다.

크래프톤 주가는 올 3월까지 40만원대에 머물렀지만 반년 만에 4배 급등했다. 양호한 1분기 실적, 동종 업체인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추진이 맞물려 주가가 상승 시동을 걸었다. 결정적으로 주가를 밀어올린 것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연달아 쓴 상장 신화다. 두 회사 모두 공모주의 꿈으로 여겨지는 '따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공모주 투자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거둔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어지간한 거금을 넣지 않고서야 의미 있는 수량을 배정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장내에서 치인 투자자들은 장외로 눈을 돌렸다. 상장 후 '따상'을 기록할 만한 대어를 장외시장에서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점찍은 종목이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부터 상장 얘기가 흘러나왔다. 아직 주간사나 상장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회사 측도 상장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소영주 장외주식연구소 소장은 "일부 투자자는 카카오게임즈를 판 돈을 동종 업체이면서 상장이 유력한 크래프톤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로 잘 알려진 게입업체다. 사실상 배그에서 대부분 매출이 창출된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790억원, 영업이익 16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1994억원)은 약 2배, 영업이익(321억원)은 약 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 간다면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며 "게임회사에 적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에서 40배 사이인데, 후하게 40배를 적용할 경우 크래프톤의 기업 가치는 40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상장 일정이 구체화된 것도 아닌데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배그 모바일 다운로드 건수의 약 25%를 차지하는 인도 시장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인도 정부가 배그 모바일을 유통하는 중국 텐센트를 퇴출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연말 출시를 앞둔 신작 엘리온도 주가 불확실성을 키운다. 흥행할 경우 기업 가치가 한층 올라갈 수 있지만 예상보다 성과가 부진하다면 IPO를 앞둔 시점에서 주가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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