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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융당국, 증권사 신용융자 폭리 막는다

진영태 기자
입력 2020.09.24 17:44   수정 2020.09.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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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사실상 자율…최대 10%

지난달 은성수의 엄포에 이어
고리대 손보는 금융위·금감원
"금투협, 새 산정기준 마련을"
TF 만들고 기준 개선 잰걸음

업계, 선제적 인하나서면서도
"은행금리와 단순비교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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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현재 17조원에 달하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 내리기에 착수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증시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증권사가 고리 대출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당국은 사실상 증권사 자율에 맡겨놓은 이자율 산정 방식을 개선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이자율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은 회사별로 수백억 원대 이익이 줄어들 위기에 처하자 조정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변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당국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는 '금융투자회사의 대출 금리 산정 모범 규준'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새 기준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TF에서 마련할 새 기준을 토대로 증권사들의 이자율을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현행 기준은 사실상 개별 증권사 자율에 맡긴 상황으로 현실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현재 금투협의 모범 규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이자율을 산정한다. 그런데 금투협은 '대출 금리는 조달금리 및 가산금리를 구분해 회사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산정한다'는 큰 규정 아래서 가산금리 요소인 유동성 프리미엄, 신용 프리미엄, 자본 비용, 회사의 목표이익률 등을 모두 '합리적'으로 산정한다고 할 뿐 사실상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실제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보면 연 2~3%대인 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큰 편차까지 보인다. 예컨대 미래에셋대우는 30일 이하 단기는 6%대, 90일 이상은 7.8% 이자를 부과한다. 이에 반해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4.9%에서 10.50%까지 받는 등 기간별로 증권사에 따라 2% 안팎의 편차가 나고 있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도 30일 이하에서 최저 4.5%에서 9%까지, 91일 이상 장기에서도 8~10%까지 다른 이자율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식 시장에 투자금이 밀려들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용대출로만 대박을 내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공여 잔액은 지난해 말 9조2132억원에서 최근 17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3월 말 주가 폭락 사태로 잔액이 6조원대까지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6개월 사이에 10조원 넘는 대출이 추가로 발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대출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인데, 은행으로 치면 예·적금 담보대출이나 다름없어 증권사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며 "리스크 없이 폭리를 취한다면 불공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은 담보 물건인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주식을 팔아 대출을 상환하는 반대 매매를 단행하기 때문에 고객은 큰 손해를 보더라도 증권사는 피해를 볼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3월 신용잔액이 급감한 것도 주가 폭락으로 증권사가 3조원가량을 반대 매매한 탓이다.


증권사들은 당국의 신용이자율 조정 작업에 수익률 저하를 우려한다. 현재 잔액 17조원을 기준으로 5% 이자율을 적용하면 연간 8500억원 수익이 예상되는데, 당국이 1%포인트만 줄여도 1700억원씩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증권사로서는 은행처럼 저리 대출을 하기 힘든 현실적인 여건도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비용이 더 드는 부분이 있다"며 "'은행보다 높으니 내려라'라는 식보다는 합리적인 선에서 기준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증권사들은 금투협의 새 기준 마련에 앞서 일부 이자율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8일부터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0.5%포인트, 대신증권은 1%포인트를 낮추기로 했으며, 삼성증권도 1%포인트 안팎의 조정안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달 27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를 통해 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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