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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투자 논란 美 대마주, '바이든 효과'에 반등 눈길

김인오 기자
입력 2020.10.19 16:06   수정 2020.10.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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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대마산업, 11월 투표 대형 수혜주될 듯"
'욜로'·미래에셋 글로벌X ETF도 이달 10%넘게↑
美 대마 기업들 내년 증시 상장 목표로 IPO 추진
에버코어ISI "블루웨이브 아직 불확실" 주의보
한국투자공사(KIC)에 대거 손실을 안긴 '대마(마리화나) 주'가 이달 들어 활기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개별 기업은 물론 대마주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10% 뛰는가 하면 간만에 증시 상장 움직임도 감지된다. 오는 11월 미국 선거를 앞두고 떠오른 '바이든 기대효과'다. 다만 대마주는 최근 2~3년 새 하락세로 접어든 데다 최근 잠깐의 상승세는 선거 결과에 따라 반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적지 않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마주' 캐노피 그로스는 1주당 17.76달러에 거래돼 지난 9월 30일 이후 24.02% 뛰었다.


2년 전인 2018년에는 주당 50달러를 넘었지만 줄곧 하락해 10달러 선을 맴돌다가 지난 달 말과 이달 초 급등했다. 주가가 오른 시점은 지난 달 29일 저녁 열린 미국 대선 후보 1차 TV토론회를 계기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현 대통령)보다 두드러진 지지율을 보인 것과 더불어 이달 7일 저녁 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이 '대마초 유통 합법화'를 선언한 것과 맞물린다.

대마주를 테마로 엮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다.

한국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 X가 시장에 냈던 '글로벌X카나비스' ETF는 8.10달러로 같은 기간 11.26% 올랐다. '욜로'(YOLO)라는 종목코드로 유명한 어드바이저셰어스 퓨어 카나비스 ETF도 11.83달러로 같은 기간 10.25% 상승했다. 대마 사용 합법화라는 공통점을 공유하는 북미의 캐나다 증시에서는 또다른 대마 주 큐러리프가 11.57 캐나다 달러에 거래돼 같은 기간 19.16%올라섰다.


대마초 재배·판매 업체들의 증시 상장 움직임도 눈에 띈다. 미국 대마 성분 의약품 취급 체인점 게이지 칸나비스를 비롯해 인공 대마성분 카나비노이드 제조업체 바이오메디칸, 기타 버티칼 웰니스, 플로라 그로스 등은 내년 초 기업공모(IPO)를 계획하고 있다.

간만에 증시에서 대마 관련주가 활기를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오는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 다수석을 동시에 점할 것이라는 이른바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떠오른 데 따른 투자자들의 기대 효과가 미리 반영된 결과다. 대마초 사용에 관대한 북미(미국·캐나다) 증시에서는 대마초 사용에 관대한 민주당의 선거 승리가 대마주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2~3주 새 대마초 마리화나 업체들이 줄이어 증시 상장 채비에 나선 것도 내년 초 바이든 후보의 백악관 입성을 점친 결과라고 전했다. 최근 현지 주요 여론조사만 보면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후보 지지율을 10%포인트(p) 이상 앞서고 있다.

18일 미국 CNBC방송은 '대마 산업이 11월 선거 대형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3일은 미국 내 대마초 사용 확대 여부가 결정되는 날이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과 의회 선거 외에 일부 지역에서 대마초 합법화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가 이뤄진다. 이날 뉴저지 주 등 5개 주가 대마초 합법화를 묻는 주민 투표에 들어간다. 현재 미국에서는 32개 주와 워싱턴DC가 의료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했고, 이 중 캘리포니아·일리노이·네바다 등 11개 주는 성인을 대상으로 기호용도 사용 역시 허용한 상태다.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레이버리 연구원은 "11월 선거가 대마 산업에 의미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마주를 끌어올린 또 다른 배경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대유행 탓에 대마 추출물이 들어간 건강·미용식품 판매가 급증한 데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다. 시장조사기관 BDS애널리틱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캘리포니아주에서 대마 성분 제품 판매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 , 네바다 주에서는 34%늘어날 정도로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BDS는 올해 미국 내 대마 성분 제품 판매액이 158억 달러(약 18조 54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121억달러)보다 30%이상 늘어난 규모다.

다만 대마주 투자에 대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당장 '블루웨이브' 가능성도 확신할 수 없다. 미국 투자자문업체 에버코어 ISI는 "최근 주식시장 거래를 보면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여론 조사와 다른 분위기"라면서 "특히 가치주에서 대형주와 성장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나는 바 이는 민주당 압승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UBS도 "블루웨이브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주가에 너무 빨리 반영돼 블루웨이브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면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대마 산업을 규제하고 있다.


지난 2018년을 즈음해 캐나다에 본사를 둔 대마 관련 업체들이 앞다퉈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규제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벌금과 매장 폐쇄에 시달리다가 합병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KIC도 지난 2년간 미국·캐나다 대마주에 약 200억 원을 투자했다가 절반 가량 손실을 입어 투자 원금이 반토막난 상태라는 소식이 나온 바 있다. KIC가 투자한 대표적인 대마주는 캐노피 그로스와 오로라 카나비스, 크로노스인데 오로라 카나비스 등은 최근 며칠 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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