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이앤트레터] 매장은 텅 비어도 실적은 바닥쳤다...노드스트롬 올해 주가 20% 올라

박용범 기자
입력 2021/03/03 11:31
수정 2021/03/08 10:08
20450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자이앤트레터 구독자 여러분.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경기 순환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직전 자이앤트레터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메이시스(Macy's) 실적을 분석해봤는데요.

오늘은 또 다른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노드스트롬은 매출 기준, 메이시스, 콜스(Kohl's)와 함께 미국 3대 백화점입니다.

204503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뉴욕 맨하튼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남성용 매장 건물 입구 모습 [박용범 특파원]

1901년 스웨덴계 이민자인 존 W. 노드스트롬과 칼 월린이 설립한 이 백화점은 신발가게로 시작한 유통체인입니다. 미국 32개주에서 100개 점포를 운영 중입니다.


팬데믹 발생 이후 로드&테일러, 센추리21, 니먼 마커스, J.C.페니 등 미국의 유수의 유통채널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거나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요. 이제 미국 유통 생태계에서는 살아남은 자들의 처절한 생존 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4위였던 J.C.페니가 파산하면서 백화점 유통체인은 메이시스, 콜스, 노드스트롬 3강 구도가 더 고착화할 전망입니다.

204503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미국 주요 백화점 2019년 매출 순위 [자료=Statista]

마침, 2일(현지시간) 오후 뉴욕증시가 마감한 뒤 노드스트롬이 2020회계연도(2020년 2월~2021년 1월)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이날 오후 뉴욕 맨하튼 컬럼버스서클 인근에 있는 노드스트롬 플래그십스토어를 방문해봤습니다.

204503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뉴욕 노드스트롬 백화점 외부 모습 [박용범 특파원]

예상대로 백화점 내부는 썰렁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노드스트롬 뉴욕 백화점은 뉴욕을 상징하는 센트럴파크에서 도보로 5분도 안 걸리고, 가장 번화가인 브로드웨이를 끼고 있는데요. 이 금싸라기 땅에 지은 노드스트롬의 대표 백화점에 이렇게 쇼핑객이 없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였습니다.

204503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쇼핑객이 거의 안 보이는 뉴욕 노드스트롬 백화점 내부 모습 [박용범 특파원]

곳곳에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 주문 제품에 대한 픽업, 리턴 안내 표지판이었구요.

교통이 매우 복잡한 맨하튼 한복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BOPIS(Buy Online/Pickup In Store) 서비스를 제공 중이었습니다. BOPIS 란 코로나 시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매장 근처에 차로 가서 이메일 등을 보내면 점원이 물건을 갖고 나오는 서비스입니다.

'유레카 뉴욕' 빅랏츠(BigLots) 편에서 설명드린대로 코로나 시대에는 BOPIS 적응도가 유통기업의 경쟁력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204503 기사의 5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주요 명품 매장에도 손님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뉴욕 노드스트롬 백화점 내부 모습 [박용범 특파원]

노드스트롬은 이날 시장 전망치를 다소 웃도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다만, 재고 문제로 배송 지연이 발생한 점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켜 주가는 시간 외에서 3% 정도 하락 중입니다. 노드스트롬은 이날 "문제가 된 재고는 계절과 무관한 상품들이 많다"며 "2분기에는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Refinitiv) 기준, 지난해 4분기 실적 주당 순이익은 전망치보다 7센트가 높은 21센트를 기록했구요. 매출은 전망치보다 5000만달러가 높은 3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4503 기사의 6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팬데믹 이후 급락했던 실적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노드스트롬 실적 [자료= nordstrom.com]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던 노드스트롬은 지난해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최근 매출 감소폭은 다소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1분기, 2분기 감소율은 각각 -40%, -53% 였고, 3분기, 4분기는 각각 -16%, -20%를 기록했습니다. 메이시스 사례에서 보듯, 점점 이런 명품 백화점들의 실적이 바닥을 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실적 회복세는 이미 주가에 나타나고 있구요. 지난해 11월 초까지 12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2일 종가가 37.58달러로 4개월새 3배로 올랐습니다. 팬데믹을 극복한 기업들이 지난해 3월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메이시스, 노드스트롬과 같은 전통 유통 채널들의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급등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204503 기사의 7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최근 1년간 노드스트롬 주가 추이 [자료=구글]

올해 들어서도 노드스트롬 주가는 20.4% 올랐습니다.


최근 미 국채금리가 들썩일 때 마다 경기 순환주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노드스트롬 주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노드스트롬 연간 매출은 107억 1500만달러를 기록, 메이시스 매출(173억 4600만달러) 대비 61.8% 를 기록했습니다.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32% 감소했는데요. 메이시스 연간 매출 감소폭(-27.9%)보다 좀 더 큰 편이었습니다. 앤 브래먼(Anne Bramman) 노드스트롬 CF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2021회계연도 매출은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4503 기사의 8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화려하게 꾸며놓은 노드스트롬 뉴욕백화점 내부 모습 [박용범 특파원]

2019회계연도에 4억 9600만달러 순이익을 냈던 노드스트롬은 2020회계연도에는 6억 9000만달러 순손실을 냈습니다.

노드스트롬과 같은 전통 유통채널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온라인 비중 변화인데요.

4분기 온라인 매출은 약 20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24%가 늘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에 달했습니다. 1년 전 35%에 비해 크게 높아졌습니다. 메이시스가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이 21% 증가해 매출 비중이 44% 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온라인 전환 속도가 메이시스보다 빠릅니다.

이는 노드스트롬이 별도의 할인 유통채널인 노드스트롬 랙(Nordstrom Rack)이 온라인에서 성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204503 기사의 9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맨하튼 유니온스퀘어에 있는 노드스트롬의 할인 유통채널인 노드스트롬 랙 매장 입구 모습 [박용범 특파원]

노드스트롬 랙은 미국의 주요 몰에 입점해 있고, 맨하튼에도 코리아타운 근처, 유니온스퀘어 등 2개 매장이 있어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시즌이 지난 상품 등을 싸게 파는 곳이죠. 전체 매출 감소 속에서도 노드스트롬 랙의 온라인 매출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204503 기사의 1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노드스트롬 백화점 내부는 물론 외부 거리까지 아직은 한산한 맨하튼 브로드웨이 일대 모습 [박용범 특파원]

팬데믹은 미국 유통생태계를 뿌리부터 바꿔놓았습니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경기 회복이 기대되자 이제부터 진짜 치킨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살아남은 미국 백화점 빅3가 어떻게 다시 생존 지도를 펴나갈지 주목됩니다.

204503 기사의 1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입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시면 무료 구독 가능합니다.

[뉴욕=박용범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