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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억대 벤처캐피털 인수…'영토확장' 나선 DGB금융

입력 2021/03/26 17:36
수정 2021/03/27 00:52
자산운용·증권사 인수 이어
수림창업투자 사들여
종합 금융지주사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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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가 벤처캐피털 '수림창업투자'를 인수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DGB금융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에 이어 벤처캐피털까지 사들이며 왕성한 인수·합병(M&A)을 이어 가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및 금융 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 수림창업투자 인수 안건을 통과시켰다. 거래 대상은 박현우 수림창업투자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 100%다. 양측은 100억원대 초반 가격에 거래하기로 합의했다. DGB금융은 별도의 재무 자문사 없이 인수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실사 과정에서만 딜로이트안진에 용역을 맡겼다. 에임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측 자문사로 참여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DGB금융이 100억~200억원대 벤처캐피털 매물을 오랫동안 물색해 왔다"며 "시장 평판이 좋고 풍부한 펀드 결성 이력을 갖춘 수림창업투자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의 이번 행보는 사업 다각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M&A를 통해 금융투자업에서 경쟁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DGB금융은 2016년 LS자산운용(현 DGB자산운용)을 사들였으며 2018년엔 하이투자증권까지 품었다. 금융지주사의 벤처캐피털 진출은 눈에 띄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BNK금융지주는 2019년 유큐아이파트너스(현 BNK벤처투자)를,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두산그룹 소속이었던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를 각각 인수했다. NH농협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출자 벤처캐피털을 세웠다.


현재 5대 금융지주(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방 금융지주 중에서 벤처캐피털이 없는 곳은 우리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입 대비 산출을 감안하면 지주사가 출자한 뒤 벤처캐피털 자회사를 세우는 게 효율적이지만 대부분 M&A 시장에 나온 벤처캐피털 인수를 선호한다"며 "벤처캐피털 업계는 그동안 투자 포트폴리오와 펀드 조성 이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수림창업투자는 2014년 8월 설립됐다. 매년 1개 이상의 신규 투자조합을 결성하며 펀드를 왕성히 만들어 왔다. 옛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이 여성 창업을 지원하고자 기획한 '여성벤처펀드'를 결성하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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