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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이상과 현실 괴리 좁힐 시기…투자의견 매수→보유 하향"

입력 2021/04/14 15:58
수정 2021/04/14 15:58
방탄소년단(BTS) 의존도 여전히 높아
이타카홀딩스 실적 기여도 따져봐야
실적 기여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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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옛 빅히트)에 대해 처음으로 눈높이를 낮춘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가 등장했다. 하이브는 오는 15일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신주 배정 마지막 거래와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4일 하이브에 대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좁힐 시기'라고 평가하면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26만원을 제시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작년 국내 단일 앨범 판매량 2위에 달하는 세븐틴을 보유한 '플레디스'를 인수한 효과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의 매출 비중은 2019년 97.4%에서 84.7%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절대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올 1분기 실적 또한 방탄소년단의 높은 의존도를 드러냈다고 짚었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하이브의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45억원과 16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290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봤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뜸해지면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분기 당 400억~500억원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하이브가 지분 100%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미국 매니지먼트 회사 이타카홀딩스(Ithaca holdings)의 실적 기여도도 따져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효진 연구원은 "미국은 아티스트 소속의 개념이 한국과 다른데, 한국의 경우 아티스트 인큐베이션부터 데뷔, 이후 활동까지 소속사가 중심이 돼 진행된다"며 "이 때문에 음반·음원 수익, 광고·방송활동·콘서트 등 아티스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모두 회사에 귀속된다. 아티스트는 발생 매출에서 비용을 제한 후 일정 비율을 수취하는 로열티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아티스트가 중심이 돼 크게 음반 제작을 담당하는 회사와 홍보 및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에이전시를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구조를 띤다. 이타카홀딩스 소속의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음반 'Distribution' 소속이 유니버설로 돼 있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에이전시 계약은 유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이타카홀딩스 소속 아티스트들이 위버스샵에 가져다 줄 이익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위버스 아티스트가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사용자의 즐거움은 배가 될 수 있겠으나 기업 가치 추정에 기반이 되는 이익의 측면에서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위버스샵은 팬덤 기반의 플랫폼 성격 상 이용자의 목적이 뚜렷해 방탄소년단의 팬덤은 방탄소년단의 굿즈를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위버스샵이기 때문에 위버스샵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미국의 경우 팬덤 중심의 문화가 아니다"라며 "유니버설, 소니뮤직, 워너뮤직이 앨범 시장 감소를 예상하는 이유로, 전 세계에서 앨범 시장이 유례없이 성장하는 국가가 한국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팬덤이 구매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팬 문화에서 소비되는 굿즈 대부분은 기념품적 성격을 띤다.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기념으로 기념품을 사는 것과 유사하다고 예를 들었다.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바는 저스틴 비버 응원봉 등 방탄소년단의 팬덤 소비를 이타카홀딩스 아티스트들에게 적용시키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 사업자들이 과연 여태 아미밤과 같은 응원봉을 만들기 어려워서 판매하지 않아 왔는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 필자는 이것이 양국의 공연 문화 차이에서 온다고 판단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현 주가는 기업 가치를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고 판단한다"며 "이타카홀딩스 실적에 대한 기대 또한 미국 아티스트 시스템을 고려했을 때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시장의 큰 이상과 각자의 본질에 근거한 현실 사이에 괴리를 좁힐 시기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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