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뉴욕증시 상승장에 '내부자들' 자사주 매도 늘어나 [자이앤트레터]

김인오 기자
입력 2021/04/22 09:22
수정 2021/04/22 09:32
386972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안녕하세요, 글로벌 증시 더듬이를 바짝 세운 자이앤트입니다.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가져와보았습니다.


1. '뉴욕증시 변덕' 바이든 1조 달러 돈풀기 소식에 관광·중소형주 다시 강세
2. 뉴욕증시 날개 달자 '내부자들' 자사주 매도↑…개미들이 사줘야 할까요?



◆'뉴욕증시 변덕' 바이든 1조 달러 돈풀기 소식에 관광·중소형주 다시 강세

뉴욕증시가 하루가 다르게 변덕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한 주 입니다. 이번 주 초반에는 미국 국무부의 '여행 금지국가 확대 방침'발표와 더불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브라질·인도·일본 등지에서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변종이 퍼지는 탓에 대표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는데 21일(현지시간)에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전날 8%넘게 치솟은 뉴욕증시 '공포지수' VIX지수는 이날 6.32% 떨어져 17.50을 기록했습니다.

386972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우선 대표 주가지수를 보면 실물 경기에 민감한 '중소형 위주' 러셀2000 지수가 전날보다 2.35% 뛰어 2239.63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93% 오른 3만4137.31,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93% 오른 4173.42,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19% 오른 1만3950.22를 나타냈군요.

이번 주 초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영향이 작용했지만 더 중요한 변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대형 돈풀기 소식입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가 1조 달러 규모 정부 지출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 발표한 2조250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인프라 법안과 별도로 준비하는 계획입니다.

다만 '언택트 대장주' 넷플릭스 주식이 이날 7.40% 급락해 1주당 508.90달러에 거래를 마친 점이 눈에 띕니다. 회사가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직전 분기 대비 유료 구독자 수가 398만 명 늘었다고 했지만 시장 예상 평균치(620만명)을 크게 밑돈 탓입니다. 주가가 오른 크루즈 선 등 관광주와 상반되는 분위기입니다.

◆뉴욕증시 날개 달자 '내부자들' 자사주 매도↑…개미들이 사줘야 할까요?

여러분은 내부자가 자사주를 팔고 있는 기업 주식을 구매하고 싶은가요? 기업 안 사정에 밝은 사람들이 앞서서 주식을 매도한다면 바깥에 있는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선뜻 주식을 매수하기 꺼려질 것 같은데 요즘은 딱히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386972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한국증시에서도 최근 내부자 매도 사례가 있었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플카-현대차 협력설`이 나와 주가가 급등하던 올해 1월 초중순 현대차 임원 10여명이 자사주를 내다팔았습니다.

뉴욕증시 데이터 분석업체 센티멘트트레이더에 따르면요. 올해 1월 4일~4월 19일 동안 주간 단위로 보면 내부자 유통 주식 매도 대 매수 비율 가장 최근 수치가 143대 1(=약 0.07)을 기록했습니다.


2006년 이후 가장 높고, 이전 고점에 비해 2배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올해 기업 내부자들이 매도를 많이 했다는 의미인데요. 이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제이슨 괴퍼트 연구원은 "상승장에서 매도 대 매수 비율이 올라가는 것은 약세장에서 매수 대 매도 비율이 올라가는 것보다는 좋은 현상이지만 상황을 중립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른 바 증시 버블(거품) 우려와 '빚투' (빚내서 투자하자!) 분위기를 감안하면, 특히나 내부자들이 자사주를 내다파는 것을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해주는 현상이 나중에는 투자 손실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거품 측면에서 보면 올해 들어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 속에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해당 기간 동안 11% 이상 올랐지만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사태가 불확실한 가운데 주가만 올랐다는 점에서 시장이 너무 앞선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한편 이른바 주식 '빚투'는요. 지난 달 뉴욕증시에서는 유통 주식 마진 부채(margin debt) 비율이 72%를 기록했습니다. 마진 부채 비율이란 투자자들이 신용 대출 등 돈을 빌려서 주식에 투자한 비율을 뜻합니다. 이 비율이 70% 선을 넘은 것은 '닷컴 버블' 무렵인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3월 수치는 S&P500 상승세의 1.2배로 최근 35년 새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2000년과 '모기지론 버블' 무렵인 2007년에도 마진 부채 비율이 높긴 했지만 올해 3월처럼 S&P500 지수보다 1.2배 앞서 달린 적은 없었다고 센티멘트트레이더는 분석했습니다.

내부자가 매도한 주식을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해줄 때는 해당 기업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는 판단 덕분입니다. 다만 이른바 빚투 비율이 높을 수록 해당 기업 주가가 하락할 때 투자자들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괴퍼트 연구원은 "지난 해 부터 주식시장 탐욕지수가 급등해 1000을 오가면서 지난 2018년 초반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상황인데 이는 시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점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탐욕지수가 최고조를 향하던 2020년 초반 결국 증시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S&P500 지수가 34% 떨어졌고 앞서 2019년 초반에도 탐욕지수가 높았는데 이후 S&P500이 6.5% 하락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86972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뉴욕증시에서 내부자 매도가 두드러졌던 건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슈가 있던 지난 해, 제약사들이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던 바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 제약 업체 13곳 임원들이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중 수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총 4억9600만 달러(약 5488억원)어치를 내다 팔았습니다. 이는 업체들의 2019년 내부자 매도 수준(1억3200만 달러)보다 4배 정도 많은 금액입니다. 매도 물량도 2019년 470만주에서 지난해 850만주로 2배 정도 늘었습니다. 대표적인 업체들이 모더나(종목코드 MRNA)와 화이자(PFE)·머크(MRK)·노바백스(NVAX)였는데, 21일까지를 기준으로 올해 주가 수익률을 보면 머크를 제외하고는 플러스(+) 이고 특히 모더나는 50% 넘는 수익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386972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가격 기준 쿠팡 주가는 김범석 의장이 자사주를 내다 판 지난 달 15일 이후 주가가 약 17% 떨어진 상태입니다.

뉴욕증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쿠팡(CPNG)은 어떨까요? 회사는 지난 달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같은 달 15일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자사주 120만 주(클래스A)를 1주당 35달러에 매도한 바 있습니다. 35달러는 쿠팡 공모가입니다. 상장날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밤새 매수했던 쿠팡 주가는 21일 현재 직전 거래일보다 1.57% 떨어진 41.9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업 내부자가 아닌 이상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공모가가 아니라 실제 거래를 시작한 시초가가 의미가 있습니다. 쿠팡 상장일 시초가는 49.25달러였는데 현재로서는 14.76% 떨어진 상태입니다. 김 의장이 주식을 팔았던 15일(마감 가격 50.45달러) 대비로는 하락률이 더 큰 -16.79%입니다.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업체인 만큼 뉴욕증시 상장 선례로 꼽히게 될 수 있지만 적어도 최고위 내부자가 내다 판 후 한 달여 주식 수익률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입니다. 투자자들이라면 장·단기를 나눠 매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유리하겠죠 ?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입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시면 무료 구독 가능합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