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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주식시장 떠나라" 투자 격언 왜 나왔나…이번엔 다를까?

입력 2021/05/05 08:55
수정 2021/05/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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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격언 중에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라는 말이 있다. '11월에 사서 4월에 팔아라'는 투자격언도 있다.

11월부터 4월까지 연말 소비 기대감, 성과급 지급에 다른 개인 투자 확대, 배당금 수령 등의 요인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5월부터 10월까지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알려져 있다. 통계를 봐도 '5월에 팔아라'는 말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5월은 다르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년간 5월 평균 수익률 0.34%...11월부터 4월은 2.25%


4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의 5월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0.34%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0.9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4월의 3.25%, 11월 2.73%와도 큰 차이가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의 6개월간의 월 평균 지수상승률은 0.21%였다. 반면 11월부터 4월까지는 2.25%로 거의 10배 가량 높았다. 실제 통계를 보면 '5월에 팔아라', '11월에 사서 4월에 팔아라'가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이같은 계절성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5월부터 10월까지 증시 상승률이 다른 기간에 크게 못 미치는 현상이 조사 대상 37개국 중 36개국에서 발생했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5월에 팔아라'처럼 해마다 반복되는 특정한 기간에 증시가 오르거나 상승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캘린더 효과'라고 부른다.

연말 배당금을 노린 투자에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소비 확대 기대감에 증시가 상승하는 '산타랠리'가 대표적이다. 또 1월에는 새해를 맞아 기업 실적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줄을 잇고 연말 성과급 등이 증시에 유입돼 증시가 상승하는 '1월 효과'도 잘 알려져 있다. 연말 배당금이 지급되는 4월도 증권가에서는 주식이 오르는 시기로 유명하다. 7월 들어 증시가 반짝 상승하는 것을 써머랠리라고 부른다.


펀드매니저들이 휴가를 떠나기 전 주식을 사고 간다고 해석한다.

왜 증시가 유독 5월에 약한지 명쾌한 설명은 없다.

연초 높아졌던 실적 기대감이 1분기 실적 발표를 거치면서 약화되고 증시도 조정을 거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막상 5월 증시가 급락했던 2012년, 2019년에 각각 유럽재정위기, 미중 무역갈등 등의 이벤트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작품에서 주식하기에 가장 어려운 달로 10월을 꼽았는데, 1929년 검은 목요일, 1987년 검은 월요일, 2008년 리먼브라더스 폭락장 모두 10월에 벌어졌다. 이렇게 10월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마크 트웨인 효과라고 부른다. 또 미국에 슈퍼볼에서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팀이 이기면 강세장,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팀이 이기면 약세장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지난해까지 최근 53년 동안 40회나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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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증권가 "올해는 다르다"...석달 쉰 코스피 달릴까?


국내 증시는 지난 1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2월부터 석달 가량 횡보하며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나오는 국내외 경제지표는 대부분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기업실적도 좋다.


지난주 기준으로 미국 S&P 500에 속한 203개 기업 중 79.0%가, 국내에서 코스피 59개 기업 중 80% 이상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미국 증시가 재차 사상 최고치 경신 레이스를 펼치는 가운데 유독 국내증시만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글로벌 경기·교역 회복 속도에 힘입어 한국 수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한국 기업이익 전망 상향조정, 이익 모멘텀 강화가 코스피의 기본적인 상승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더멘털 동력 외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KOSPI 상승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라며 "원화 강세로 인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도 "올해 5월은 더더욱 시장을 떠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회복하는 과정에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 중인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 일상 생활 정상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2분기부터 실적 반등 효과가 바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5월 증시의 변수로는 미중 갈등, 국내 증시의 공매도 재개 등이 꼽힌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책 등에서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대중국 제재 문제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인권문제를 다룬다면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이달말부터는 중국에 대한 언급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 중 금지기간이 길었던 2009년은 코스피에 충격이 없었지만, 금지기간이 짧았던 2011년은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면서 -4.9%의 충격이 있었다"라며 "시장 충격은 달랐지만 공매도 재개 후 공매도가 활발했던 업종이 단기 하락하는 현상과 중장기로는 공매도 재개의 영향이 희석된다는 점도 같았다"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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