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中 배터리 넘어 '재생배터리' 투자 경쟁 [자이앤트레터]

김인오 기자
입력 2021/06/07 15:17
수정 2021/06/08 14:38
美 글로벌 공급망 점검 11일 마무리…배터리 재활용 적극 지원안 담길듯
중국 업체 견제 차원서 투자 움직임…관련주 페리도트SPAC 주가 상승세
아마존·테슬라·애플도 재활용 투자…OCI·영화테크 등 재활용 관련주↑
LG화학·SK이노·SDI 배터리주 고전
548555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글로벌 시장 자금이 2차 전지(이하 배터리)에서 '재활용 배터리'로 옮겨가는 분위기입니다. 패권 경쟁에 나선 미국과 중국은 친환경 전기차 시대를 선언한 데 이어 앞다퉈 배터리 재활용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각 국이 배터리 자급자족을 선언하며 자국 기업 키우기에 나선 한편에서 미국과 중국이 배터리를 넘어 배터리 재활용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움직임입니다. 반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급등세를 달렸던 한국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와 일본 파나소닉 등 배터리 기업 주식은 최근 수익률이 부진해 눈길을 끕니다.


이달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중국 견제 차원에서 '글로벌 공급망 점검' 보고서 작성에 들어갔고 이를 토대로 전기차용 배터리 재활용 연구개발(R&D) 등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전기차 등 주요 산업 부문 공급망 대외 의존도를 따지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100일에 걸쳐 작성되는 데 오는 11일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548555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전기차 배터리 견제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출처 = 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보고서에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재활용 배터리 산업을 키우기 위해 R&D 와 국내 재활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지원할 뿐 아니라 연방 의회 승인을 받아 직접 투자 하는 식의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장 건설 지원은 중국의 가오펑 리튬 컴퍼니가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여기에서 생산한 재활용 배터리를 미국 전기차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것을 의식한 대응입니다. 앞서 5월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에 필요한 금속 광물을 공급받기 위해 중국보다는 호주 등 동맹국의 광산을 활용한다는 계획도 낸 바 있습니다.

548555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정부 지원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뉴욕증시에서는 배터리 재활용 관련주 주가가 빠르게 뛰는 분위기입니다. '기업인수합병목적회사(SPAC)'인 페리도트는 지난 달 5월 7일~6월 4일 기준 한 달 새 주가가 10.24% 올랐습니다.


특히 지난 4일에만 전날 대비 6.02% 올라 1주당 11.0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폐장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추가로 2.34% 상승했다. 회사는 리튬 배터리 재활용업체인 리-사이클을 올해 연말 합병해 상장시킬 예정입니다. 통상 SPAC 주가는 실제 합병 전까지 주가가 빠르게 뛰고 합병이 이뤄진 직후에는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향과 더불어 재활용 배터리 정부 지원 기대감이 동시에 주가 상승으로 반영됐습니다. 리-사이클은 캐나다 기업이지만 미국 정부가 리-사이클 주요 투자사인 테크메트의 최대 주주입니다.

548555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최근 배터리 재활용 관련주 주가 상승세는 기존 '배터리 강자' 기업 주가 하락세와 대비됩니다. 대표적인 기업인 한국 LG화학의 경우 지난 달 5월 7일~6월 4일 한달새 주가가 11.97% 떨어졌고 SK이노베이션과 삼성 SDI는 각각 3.53%, 3.27%로 낙폭을 그었습니다. 일본 파나소닉도 같은 기간 0.47%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다만 배터리 재활용 부문은 배터리 부문보다 후발 주자인 만큼 현재로서는 비상장 기업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벤처캐피털(VC)나 글로벌 대기업이 상장 전 투자에 나서거나 직접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미국 네바다에 본사를 둔 비상장 재활용 배터리 업체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에 투자했고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인 전기차 테슬라는 네바다 소재 기가팩토리에서 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자체 개발 중입니다. 애플은 텍사스 소재 시설에서 아이폰과 기타 애플 전자제품·배터리 재활용 작업에 나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미국 민주당은 기후 변화 대응 차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에서 생산된 대부분의 차를 전기차로 바꾸고 2040년에는 전기차로의 100% 전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중국에 이어 미국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난 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250만 대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올해는 지난 해 대비 판매량이 70% 더 늘어난 후 2040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분석입니다.

548555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전기차 배터리 생산·재활용 프로세스 [출처 = 테슬라]

다만 전기차 혁명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재활용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2040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폐배터리 800만 톤이 그대로 버려져 환경오염을 야기할 것이라는 게 미국 연방 정부 추산입니다. 시드니공대의 지속가능한 미래 연구소와 환경단체 어스 워크가 공동 연구해 올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활용 배터리를 쓰는 경우 2040년까지 새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구리 채굴량이 55%, 리튬은 25%, 코발트와 니켈은 각각 35%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광산을 뚫고 채굴·가공 과정에서 딸려나오는 오염물도 줄어드는 셈입니다.

한편 한국 증시에서는 배터리 재활용 관련주로 OCI와 영화테크, 파워로직스 등이 꼽힙니다. 올해 1월 현대 자동차와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해 손잡으면서 관련주로 주목받은 OCI는 최근 한달새 OCI 주가가 6.61% 올랐지만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영화테크는 같은 기간 주가가 31.65% 뛴 반면 파워로직스는 0.97% 떨어졌습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입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시면 무료 구독 가능합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