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100억대 콜옵션 행사한 성정, 이스타항공 품는다

진영태 기자, 송광섭 기자
입력 2021/06/16 16:31
수정 2021/06/16 19:22
인수나선 쌍방울은 '고배'
내달 회생계획안 나올듯
◆ 레이더 M ◆

지역건설업체 성정이 기업회생과정에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자로 사실상 결정됐다. 성정은 약 1100억원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며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말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관사 딜로이트안진은 이스타항공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광림컨소시엄의 입찰가액과 관련 조건을 성정 측에 통보했으며, 성정은 가계약 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우선매수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성정이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이 제시한 1100억원 수준 입찰가에 맞춰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매각주관사와 법원에 구두로 의견을 건넸다"며 "성정이 18일까지 확정공문을 보내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받아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를 밟게 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매각전은 가계약자를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붙이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계약자였던 성정은 유일한 입찰자였던 쌍방울·광림 컨소시엄과 같은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가계약 당시 이스타항공의 인수가액은 약 650억원으로, 공익채권 및 각종 부채부담, 유상증자계획 등 세부조건을 감안하면 약 1000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은 성정의 가계약 조건보다 높은 1100억원대로 입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최우선변제대상인 임직원 임금과 세금 등은 약 850억원이다.


성정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경우 다음달 초까지 세부실사를 진행하며 다음달 20일께 최종인수가액 및 추가투자방안인 유상증자안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이 제출될 전망이다.

충청남도 부여군에 본사가 있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 임대업, 부동산 개발업 등을 하고 있으며 관계사로는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이 있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액은 59억원, 백제컨트리클럽 매출액은 178억원, 대국건설산업 매출액은 146억원 등으로 중소기업에 속하지만 오너 일가가 보다 큰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며,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성정 측 인수가 성사될 경우 계열사 자금 외에도 오너 일가 개인자금이 이스타항공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과 성정은 특별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오너가의 항공사 인수 의지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별도 IB 자문사 없이 인수를 결정할 성정이 한때 연매출 5000억원대였던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이뤄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