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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류업서 출발한 세아상역, 두산공작기계 인수 나선다

입력 2021/07/22 18:03
수정 2021/07/23 00:46
MBK 보유지분 최대 3조원

'M&A 기린아' 세아상역, 공작기계로 외연확장 노려
◆ 레이더 M ◆

세아상역이 3조원대로 몸값이 거론되는 두산공작기계 인수 여부를 놓고 협상 중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1위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포트폴리오 기업인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두고 세아상역과 논의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MBK파트너스가 특수목적법인(SPC) 디엠티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로 알려졌다. 거래 가격으로는 2조7000억~3조원이 언급된다.

두산공작기계는 국내 대표 산업용 공작기계 제조·판매사다. 2016년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공작기계사업부를 인수하며 탄생했다. 당시 자금난에 휩싸였던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1300억원의 매각 대금을 받고 공작기계 부문을 넘겼다.


MBK파트너스는 글로벌 5위 사업자로 인정받는 두산공작기계를 톱3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로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6년 476억원, 2017년 1484억원, 2018년 2379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2018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시장 실적 저하로 상승세가 한풀 꺾이게 된다.

최근 매각에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매출·영업이익이 급반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유럽·미국 등 주요 시장 주문량이 매월 최고치를 세우면서 전체 실적도 신기록 행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공작기계시장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기관인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공작기계시장 규모는 2019년 1127억8000만달러에서 매년 4.5%씩 성장해 2027년 15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전 산업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두산공작기계 몸값을 높이는 배경이다. 기업 핵심 경쟁력으로 자동화와 정밀화가 급부상하면서 최신 공작기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공작기계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에 특화한 업체로 평가 받는다. CNC는 4차 산업화를 도모하는 자동차와 항공, 에너지 분야에서 대규모로 도입을 추진 중인 기계다.

세아상역을 필두로 한 세아그룹은 2019년 국내 골판지 1위 업체인 태림포장을 인수하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세아상역은 트루젠,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 자체 의류 브랜드를 보유한데다 글로벌 의류 수출 강자로 입지를 강화하면서 골판지 포장과 물류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아상역은 STX중공업 플랜트 부문을 인수해 신사업 동력을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공작기계라는 M&A 초대어 인수에 도전하는 것도 그룹 성장동력을 상승시키고 사업 외연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재계에 알려진 것보다 탄탄한 글로벌 사업을 통해 현금창출 능력이 우수하고 두산공작기계 인수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인수 여부를 아직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최근 프라이빗하게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당한 진척이 있어 이번에는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세아상역은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 형태로 인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조성해 자기자본을 투입하고 은행, 증권사 등에서 인수금융을 끌어온다면 조 단위 거래대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최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로서의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25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국내외 연기금을 비롯한 출자자(LP)에게 약 15조원(136억달러)에 달하는 투자회수금을 돌려줬다.

[강두순 기자 / 진영태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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