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자회사 동업자로 여기는 개인…장기보유 성향 강해져"

입력 2021/07/23 17:44
수정 2021/07/23 18:20
자산운용사 대표들의 '新국민주 시대' 분석

매수규모 크게 늘어난 개미들
기관 못지않은 정보력 갖추고
외국인 매도해도 안전판 역할

퇴직연금 투자 더 늘어나야
미국증시처럼 장기적 우상향
◆ 新국민주 시대 (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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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활동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촉각을 곤두세우는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각종 투자 정보와 SNS로 무장한 동학개미의 행보가 증시에서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같이 새로운 국민주로 부를 만한 우량주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요즘 개인투자자들은 단순히 단기 실적이 잘 나왔다거나 호재가 있다고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투자하는 회사를 동업자처럼 생각하고 장기 보유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긴 호흡으로 몇 년이 흘러도 현재보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는 것이다.


김태홍 대표는 "과거 국민주로 꼽히는 철강 업종은 중국 업체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한전 같은 주식도 정부 규제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다"면서 "자연스럽게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우량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증시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며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확실한 수급 주체로 자리 잡은 모습이고, 반대로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운용하기 어려운 환경에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주식 시장에서 47조원가량을 순매수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52조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규모는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라며 "사실상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한 것인데, 단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이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꾸준히 사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태홍 대표 역시 "주식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커지면서 외국인투자자가 물량을 많이 매도해도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자 큰 부담 없이 매매가 가능하게 됐다"며 "개인들이 수급에서 큰 역할을 하면서 매매가 선순환하는 선진국형 주식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각종 투자 정보로 무장한 '스마트 개미' 동향에 기관투자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그들은 전했다. 신진호 대표는 "과거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에 비해 기업 정보가 부족했다"며 "하지만 SNS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수준이 높아졌고,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이전보다 잘해야 전문 투자자로 남을 수 있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을 통해 증시를 떠받드는 구조를 넘어 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등을 통한 투자가 증시의 추가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김태우 대표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가 우상향한 건 퇴직연금이 역할을 한 것"이라며 "퇴직연금이나 기관투자자의 주식 투자 비중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작은데 디폴트옵션 도입 등을 통해 투자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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