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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청약에 58조 몰려…고평가 논란에도 '선방'

입력 2021/07/27 17:51
수정 2021/07/28 00:25
일반 청약경쟁률 182대 1

중복청약금지 제도 시행에
외인 차익실현 우려 겹쳤지만
청약 마감일 증거금 46조 유입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높고
우리사주 실권 물량 낮아
상장일 기업가치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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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모시장 대어 중 하나이자 1호 인터넷은행 상장으로 주목받은 카카오뱅크의 27일 마감된 일반청약에서 1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복 청약을 금지한 이후 청약을 진행한 첫 공모주인 만큼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혼재한다. 다음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으로, KB금융(21조원)과 신한금융지주(19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금융주가 될 전망이다. 상장 첫날 15% 주가가 상승할 경우 금융업 시총 1위에 등극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청약 마감 결과 최종 통합 경쟁률은 182대1로 집계됐다. 증권사에 들어온 청약 증거금은 총 58조3020억원이다.


첫날 12조521억원, 둘째날 46조2499억원이 들어왔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207대1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차증권(178대1), KB증권(168대1), 하나금융투자(167대1)가 뒤를 이었다. 청약 건수는 4개 증권사를 통틀어 186만44건이었다. 올해 들어 공모 청약을 진행한 대형 공모주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가 200대 후반~300대 초반의 경쟁률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청약 증거금 역시 공모 규모가 2조원대로 유사한 SKIET의 63조6000억원보다 적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다소 잦아든 데는 중복청약 금지라는 제도적 변화와 함께 잇따른 '고평가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6일 BNK투자증권은 이례적으로 아직 상장되지 않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하며 일반투자자들이 청약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인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의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 이익 확대가 필수지만 국내 여건 감안 시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목표주가를 공모가 3만9000원에 비해 40%가량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나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았고 26일 진행된 우리사주 실권 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일 이뤄진 수요예측에서 카카오뱅크는 역대 공모주 수요예측 경쟁률 중 두 번째로 높은 1730대1을 기록했다. 의무보유 확약을 써낸 기관투자자 역시 45%로 높은 편에 속했다. 15일~6개월가량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기관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의미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뤄진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평균 20% 선이었다.


공모 청약 첫날 완료된 우리사주 청약에서 실권이 2.6%밖에 발생하지 않은 점도 카카오뱅크의 청약 경쟁률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었다. 비교적 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임직원들이 우선 배정된 1309만주의 우리사주 중 97.4%를 청약해 받아갔다는 의미다. 우리사주는 해당 기업을 퇴사하지 않으면 1년 안에 처분할 수 없다. 이 기간 동안 기업 주식의 가치가 공모가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본 직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우리사주 실권 물량은 SK바이오사이언스(2.17%)와 비슷하고 SKIET(34%), SK바이오팜(38%)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공모가 기준) 2조5526억원으로 은행 사업 수익을 늘리고 플랫폼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중·저신용을 위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 오토론 등을 선보여 은행 사업 수익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의 경우 펀드와 보험(방카슈랑스), 외환, 자산관리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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