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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토종 AI투자 '파운트' 美 상륙…ETF 직접 굴린다

입력 2021/07/29 17:54
수정 2021/07/30 01:00
27일 미국 SEC에 상장 신청
6조달러 규모 ETF시장 조준
국내 운용사 중 첫 사례될듯

메타버스·구독경제 테마 ETF
AI 활용 자체개발 지수 추종
"전 세계 테마ETF 강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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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 '파운트'가 미국에 진출한다. 29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파운트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메타버스와 구독경제를 테마로 한 2개의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중 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뿐이다. 미래에셋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ETF 전문 운용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파운트는 직접 지수를 만들고 ETF 상품을 기획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6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ETF 시장에 진출해 전 세계 업체들과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이사는 "테마형 ETF 2종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며 "미국 뉴욕 시장에 다양한 테마형 ETF를 상장시킴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전 세계 테마형 ETF 하우스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상 SEC에 ETF 상장 서류를 제출하면 75일 이내에 상장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파운트 ETF는 10월 중 뉴욕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AI 기업인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미국에 ETF 4개를 상장해 운용 중이다. 다만 파운트는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받은 운용사지만 크래프트는 정보기술(IT) 기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직까지 국내 운용사가 미국에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는 사례는 없다.

파운트가 상장할 예정인 ETF 중 메타버스 테마 ETF는 파운트가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테마형 지수인 '파운트 메타버스 인덱스'를 추종한다. 애플, 페이스북, 로블록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메타버스 기업은 물론 국내 네이버, 카카오 등도 투자 대상에 포함한다.


전 세계 1호 메타버스 ETF인 '라인드힐 볼 메타버스 ETF(META)'와 달리 삼성전자는 담지 않으면서 네이버, 카카오는 담는 게 차별화된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구독경제 테마 ETF는 세계 최초가 될 전망이다. 역시 파운트가 자체 개발한 '파운트 구독경제 인덱스'를 추종한다. 넷플릭스, 아마존 등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최봉근 파운트 본부장은 "파운트의 AI 기술을 활용해 지수 구성 종목과 투자 비중을 결정하게 된다"며 "향후 1년간의 매출 예측치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추정해 1년에 한 번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들을 제치고 파운트가 미국에 가장 최신 테마를 반영한 ETF 상장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운용사인 ETC(Exchange Traded Concepts)와의 전략적 협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TC는 미국 중소형 운용사나 해외 운용사들이 미국 거래소에 ETF를 상장·운용할 수 있도록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크래프트가 미국에 상장한 4개의 ETF 역시 ETC를 통해 이뤄졌다.


ETC는 지금까지 총 50개의 ETF 상장을 대행했고, 관리하고 있는 운용자산 규모만 7조원에 이른다.

개릿 스티븐스 ETC 대표는 "회계, 감사, 지수산출업자 선정, 신탁 관리 등 ETF 출시와 운용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감독기관 신고, 컴플라이언스 준수 등 법적·규제 이슈를 고객사를 대신해 처리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파운트는 자체 개발해 상장한 2개의 ETF를 로보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에 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파운트는 지난 1월부터 미국에 상장된 다양한 전 세계 ETF에 분산 투자하는 ETF 포트폴리오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와 협업해 다양한 테마형 ETF 상품을 개발·보급하는 비즈니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파운트는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문과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다.

각국의 경제·시장지표를 조합해 산출한 '파운트 마켓스코어'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2017년 11월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받았고, 2018년 2월에는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2018년 6월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2018년 말 2580명이었던 고객 수는 지난 6월 말 26만명까지 늘어났다. 관리자산 또한 2018년 말 1359억원에서 지난달 말 8700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문지웅 기자 / 김정범 기자 /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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