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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래에셋, 美 식물성고기 벤처 3천억 추가 투자한다

입력 2021/08/23 17:16
수정 2021/08/23 22:52
美식물성고기 업체에 총 4800억…벤처투자론 최대
내년 나스닥 상장 성공하면 기업가치 100억달러
◆ 진격의 미래에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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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이 식물성 고기를 개발하는 미국 대체육 전문 벤처기업 '임파서블푸드'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3월과 8월 임파서블푸드에 총 1800억원을 이미 투자한 상태로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지분 10%를 확보한 주요주주가 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임파서블푸드가 추진 중인 총 6000억원(5억달러 이상)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앵커투자자(핵심투자자)'로 나섰다. 증권·자산운용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사가 총 3000억원을 투자하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나머지 3000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이 자기자본으로 단일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규모로 이번 3000억원이 사상 최대 투자다.


임파서블푸드가 상장할 경우 미래에셋은 2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스탠퍼드대 출신의 화학자 패트릭 브라운이 세운 대체육 전문회사다.

미국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홍콩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을 비롯해 미국 유명 래퍼 제이지가 투자하는 등 유망 벤처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가 개발한 '임파서블버거'는 디즈니 테마파크와 스타벅스, 버거킹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미 7000여 곳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미래에셋그룹이 투자를 시작할 당시에도 약 5조원에 육박했으며 내년 나스닥 상장 시 약 11조원(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IB인 UBS에 따르면 식물성 육류시장은 2018년 5조원에서 2030년 93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자기자본이 10조원을 넘는 미래에셋증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미래에셋 주요 계열사의 자기자본은 17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일본 노무라증권의 자기자본이 약 30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할 때 미래에셋그룹이 아시아권 초대형 IB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임파서블푸드'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면서 아직 상장이 안된 벤처기업이라도 성장성이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하자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태 기자 / 김규식 기자]

[단독] 박현주의 계속된 도전…아시아 넘어 '실리콘밸리 혁신'에 투자

"성장성 보이면 거침없이 투자"…손정의式 과감한 행보

그랩·디디추싱에 선제적 투자
2~3배 달하는 대박수익 기대

동남아 온라인 플랫폼도 공략
현지 배달대행·인터넷銀 선점

코로나 팬데믹서 역발상 투자
ESG추세에 발맞춰 기업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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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과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업체 그랩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데 이어 미국 유망 벤처기업으로 꼽히는 대체육 전문회사 '임파서블푸드'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박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같은 과감한 행보로 미래 혁신기업 투자의 보폭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8월까지 임파서블푸드에 약 18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 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4000억원 이상의 지분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그새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3월 임파서블푸드의 F라운드 투자에 1500억원을 투입했으며 작년 8월 G라운드에서 추가로 300억원을 투입했다.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H라운드 투자로, 임파서블푸드가 받는 마지막 프리 IPO(상장) 투자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임파서블푸드가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와 같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미래에셋그룹은 2년여 만에 최소 2배가 넘는 투자수익률을 거둘 전망이다.

임파서블푸드 투자는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관점에도 부합한다. 소 사육은 탄소배출이 많고 토지와 물도 많이 필요한데, 대체육 업체 투자를 통해 탄소 발생을 줄이고 소비자 건강에 기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은 그간 펀드를 모아 호텔, 컨벤션 등 대체투자 중심의 투자를 많이 해왔지만 벤처기업 투자를 한층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성이 있는 기업에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과감히 베팅하라는 주문이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벤처투자를 중심으로 해외 벤처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투자 성공 사례로 늘 따라다니는 '타이틀리스트'처럼 수년래 2~3배 수익을 봤더라도 펀드를 모으거나, 인수금융 형태로 일부 자본을 태우는 방법에서 벗어나 벤처기업 부문에서는 자기자본 직접 투자를 통해 보다 과감한 베팅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박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박 회장은 "우리한테 연간 300~400개 딜이 들어오고 있다"며 "대부분 해외 딜이고 국내 딜은 잘 안 쳐다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도달한 느낌이 든다. 문을 통과하면 달리는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그룹은 2018년 투자한 중국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과 동남아 모빌리티 업체 그랩 건으로 2~3배에 달하는 투자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2018년 디디추싱에는 약 2500만달러, 그랩에는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디디추싱은 상장으로 엑시트를 앞두고 있으며 최대 3배에 달하는 수익을, 그랩은 올해 말 미국 상장이 실현될 경우 배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부칼라팍에 5000만달러, 인도의 빅바스켓에 6000만달러, 싱가포르 호텔 예약 플랫폼인 레드도어즈에 1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베트남에서는 엔터 기업인 팝스월드와이드에 3000만달러를 투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네이버, YG엔터 등과 함께 만든 동남아 그로쓰펀드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온라인 중심의 투자는 대부분은 기업가치 상승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지난해부터는 제약·바이오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배달 대행, 인터넷은행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은 중국 항암제 개발 회사인 JW테라퓨틱스에 2800만달러, 인도 음식 배달 업체인 조마토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보다 다양한 업종을 테마로 벤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제약·바이오 투자도 늘렸다. 중국계 항체 치료 바이오 스타트업 에핌압바이오테라퓨틱스, 영국 항체약물접합체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 홍콩 인공지능 제약사 인실리코, 미국 디지털 우울증 상담 챗봇 플랫폼 워봇헬스, 미국 단일세포 유전체 기반 치료제 스타트업 이뮤니타스테라퓨틱스 등이 그 대상이었다.

아울러 동남아에서는 소셜미디어, 4차 산업을 테마로 투자를 늘렸다. 인도에서는 소셜미디어 스타트업 셰어챗, 인도판 틱톡인 트렐, 인도판 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주피터, 인도 2위 에듀테크 스타트업 언아카데미, 인도 농업 금융 핀테크 스타트업 자이키산 등이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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