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정의 비전펀드…쿠팡株 2조원 팔았다

김규식 기자, 박대의 기자, 문가영 기자
입력 2021/09/17 20:15
비전펀드, 쿠팡 지분 37%서 33%대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쿠팡 주식 5700만주를 매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쿠팡의 주당 매각가는 29.685달러이며, 총 매각가는 16억9000만달러(약 1조98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소프트뱅크 측은 2015년과 2018년에 모두 30억달러를 투자해 쿠팡의 기업공개 후 클래스A 기준 37%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지분은 소프트뱅크 보유 지분의 약 10% 수준이다. 쿠팡 전체 지분의 3%대에 해당하는 셈이다.


외신들은 비전펀드의 지분 매각 결정이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강공책으로 야기된 스타트업의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하고 있다.

비전펀드는 올해 들어 4조원이 넘는 우버 보유 주식을 매도해 현금화한 바 있다. 이를 포함해 지난 2분기 페이스북·MS·넷플릭스·도어대시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지분 140억달러(약 16조원)를 매각했다. 소프트뱅크 측은 "비전펀드 등의 재원 조달을 위해 자금을 순환할 필요가 있다"고 당시 매각 배경을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대중국 투자도 일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손 회장은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 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보류가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쿠팡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증가의 수혜를 보면서 기업공개(IPO)에 이어 매출 증대를 이뤘지만 성장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실적에는 지난 6월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의 자산·장비·재고 손실 1억5800만달러(약 1831억원)가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적자 폭 증가에 영향을 줬다.

쿠팡 주가는 뉴욕증시 상장 초반에 공모가(35달러)를 추월해 50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내 우하향 곡선을 이으며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29.41달러까지 떨어졌다.

비전펀드의 갑작스러운 주식 매각에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여전히 쿠팡의 1대 주주 자리를 유지한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주식 매각에 대해 쿠팡은 "매각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통 대주주가 본격적으로 지분을 줄이려 한다면 장외 대량매도를 활용하는데, 이번 건은 지분 일부를 장내 매각한 만큼 일부 차익 실현 정도로 판단된다"며 "최근 플랫폼 규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측면이 있지만 카카오와 같이 구체적인 규제 리스크가 대두된 것은 아닌 만큼 과도한 우려는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서울 = 박대의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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