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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휴젤 매각 최종 관문…기술유출 심사 뚫어야

입력 2021/10/22 17:40
수정 2021/10/26 10:24
GS컨소 대주주는 외국계자본
4개 부처서 깐깐한 검증 예고

'보툴리눔 독소 기술' 해외유출 우려
국내 1위 보톡스 기업 휴젤 매각에 '적신호'가 켜졌다. 휴젤은 보툴리눔 독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바이오의약품 전문 기업이다. 22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받은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핵심산업기술에 대해 국가 안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핵심 기술과 인력 유출 방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 범정부 차원의 기술·안보 시스템도 강력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보툴리눔 독소 제조기술 유출 방지와 보호를 위해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수출과 해외 인수·합병(M&A)을 관리하고 있다. 또 전략물자인 보툴리눔 독소와 관련 제조기술은 대외무역법상 '수출허가 심사' 제도를 통해 수출을 통제하고 관리 중이다.


1조7200억원 규모로 팔리게 된 휴젤은 계약을 마치고 후속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휴젤 인수를 결정한 GS컨소시엄에는 정부와 업계가 중화계 자본으로 파악하고 있는 C브리지캐피털이 최대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이 "보툴리눔 독소는 생물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묻자 산업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가축전염병예방법 △질병관리청 소관 감염병예방법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약사법 등을 통해서도 보툴리눔균에 대한 안전 관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균주 활용이나 물리적 이동은 법령에 의해 굉장히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며 "(균주 활용 등에 대해선) 각각의 부처에서 의견을 다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휴젤 관계자는 "매각 측인 베인캐피탈이 과거 휴젤을 인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휴젤 매각 건과 관련한 절차와 계획에 대한 양 의원의 질의에 산업부는 "세부 사항은 산업기술보호법에 명시된 비밀유지의무에 따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휴젤 매각 논란의 근거는 휴젤이 보유한 '보툴리눔 독소' 관련 기술이 국가 핵심기술이기 때문이다.


통상 '보톡스'로 불리며, 주름 개선에 쓰이는 미용바이오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 보툴리눔 독소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작용을 해 근육 경련과 강직 등 치료에도 활용된다. 하지만 강력한 독성을 갖고 있어 생화학 테러에 쓰일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해외 인수·합병(M&A)을 하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휴젤이 GS컨소시엄에 매각 완료되기까지 여러 단계에 걸친 정부 각 부처의 심사를 남겨놓고 있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분야별 전문위원회 의견을 들어 보툴리눔 관련 기술 유출 가능성을 심사한 후 휴젤 M&A를 승인하게 된다. 전문위는 생화학무기법에 따라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보유신고, 제조신고와 수출입허가 등에 위반사항이 없는지도 살펴본다. 연말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제4차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절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휴젤을 인수하는 외국 투자자의 실체와 목적,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 여부, 국가안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균주는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휴젤 매각 얘기가 나올 때부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균주 출처 논란도 있어 매각까지 여러 장애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휴젤을 인수하는 GS와 IMM인베스트먼트는 SPC의 지분 27.3%를 보유하고 C브리지캐피털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나머지 지분 72.7%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C브리지캐피털 측은 이에 대해 자신들이 글로벌 펀드지 중국계 펀드가 아니라서 이번 M&A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희수 기자 /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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