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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업 다각화한 전주페이퍼, 매각 재점화

입력 2021/10/13 17:17
수정 2021/10/13 19:40
택배 호황 타고 골판지 진출
스팀·전기 생산하는 자회사
전주원파워 동반 매각 추진

세아상역 등 다수 인수 후보
가격 7천억원대 중반 제시
◆ 레이더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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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매물로 나와 있는 국내 최대 신문용지 제조회사 전주페이퍼의 매각 작업이 재개되면서 인수·합병(M&A) 업계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PEF)와 세아상역을 필두로 일부 기업 등이 인수 타당성을 검토하고 나서 여러 차례 실패한 새 주인 찾기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주페이퍼 최대주주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모건PE)는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인수 후보군과 물밑 접촉 중이다. 매각 측은 세아상역을 비롯한 중견그룹, 복수의 국내외 PEF와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를 희망하는 측이 제시한 가격은 7000억원 중반 정도로 전해진다.


논의 중인 거래 대상은 전주페이퍼와 전주원파워 지분 전량이다. 전주페이퍼는 2019년 발전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전주원파워를 설립했다. 하지만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두 회사의 패키지 거래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제지산업 특성상 물, 전기, 스팀 등 에너지원을 많이 소비할 수밖에 없다"며 "전주원파워가 종이를 만드는 데 필수인 스팀을 만들고 있어 두 회사를 함께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모건PE와 신한대체투자운용은 전주페이퍼 지분을 각각 58%, 42% 들고 있다. 다만 신한대체운용은 모건PE 지분 매각 시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사실상 모건PE가 지분 매각에 대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구조다.

전주페이퍼는 PEF가 인수한 후 가장 오랜 기간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통상 PEF 회사는 펀드 만기 시점(5~6년)에 맞춰 자금 회수를 추진하는 편이다. 모건PE와 신한대체운용이 전주페이퍼를 인수한 것은 2008년이다. 10년 넘도록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제지회사를 거느린 한솔제지 역시 2019년 전주페이퍼 인수를 검토하다 백지화했다.

1965년 설립된 전주페이퍼는 국내 최대 신문용지 제조사다. 전주 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폐지 재활용 시설을 자랑한다. 생산 규모로 봤을 때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수준이다. 모건PE는 종이 신문 산업의 좁아진 입지를 감안해 수익 다각화에 나섰다. 2010년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를 세운 데 이어 2018년에는 골판지 원지 사업에도 진출했다. 신선 배송과 이커머스 열풍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 중인 영역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전주페이퍼 신문용지 공장에 주목하고 있다. 증설과 투자를 거쳐 골판지 공장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골판지 공장을 설립하는 게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높다"며 "대량생산으로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동종 업체와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염두에 둔 업체들이 전주페이퍼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전주페이퍼의 최종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 수준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12년 전 투자할 당시의 기업가치 정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모건PE와 신한대체운용은 2008년 노스케스코그에서 전주페이퍼를 약 8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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