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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헤지펀드 '몽니'에도…IMM-롯데, 한샘 인수 마무리

입력 2021/10/20 17:39
수정 2021/10/21 18:04
500억 할인한 1조4500억에
이르면 이번주 주식매매계약

IMM, 홈인테리어 성장 주목
개도국으로 해외시장도 확대
롯데 유통채널과 시너지 기대
◆ 레이더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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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국내 1위 인테리어·가구업체 한샘 인수에 종지부를 찍는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약 500억원 할인된 형태로 거래가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계 헤지펀드가 인수 실사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계약을 확정 짓는 것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이르면 이번주에 한샘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인수가는 1조45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기존 예상 인수가인 1조5000억원에서 약 500억원을 할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서상 거래가를 최대 7.5%까지 할인할 수 있도록 구조가 짜여 있으며, 이에 양측이 할인율 3~4% 수준으로 이견을 좁히고 있다는 후문이다.

거래 대상은 유효 지분 기준 37.8%다. 여기에는 한샘 최대주주 조창걸 한샘 회장 지분(15.45%)과 특수관계인 7인의 보유 주식이 포함됐다. IMM PE는 이번 인수를 전략적투자자(SI) 롯데쇼핑과 함께한다. IMM PE 블라인드 펀드인 로즈골드 4호에서 4000억원가량, 롯데쇼핑에서 약 3000억원, 인수금융(기업 인수를 위한 대출)으로 7000억원 상당을 조달하는 구조다.

이번 SPA 체결은 목표로 삼았던 9월 말에 비해 한 달가량 늦어졌다. 실사 과정에서 양측이 거래가격에 대한 기대 수준 차이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더해 한샘 2대주주(8.43%)인 미국계 헤지펀드 티턴캐피털파트너스가 이번 M&A에 대해 제동을 걸기도 했다. 지난달 티턴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인허가, 자산, 지식재산권, 주요 계약 등 자료 제공과 매각 조건,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한 기업 실사에 협력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못 하게 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다만, 티턴이 가처분 신청을 냈을 땐 이미 인수를 위한 실사가 마무리된 상태라 실제 인수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IB 업계에선 보고 있다.


IMM PE는 홈인테리어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한샘에 베팅했다. 재택근무 확산과 홈트레이닝 인기몰이 등으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꾸미기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한샘은 거실, 침실, 부엌, 서재 등 집 전체를 공사하는 '리(re)하우스' 토털 인테리어 패키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조674억원을 찍었는데 이 중 리하우스 매출액이 전년 대비 31.9% 폭증했다.

IMM PE는 한샘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이를 위해 유관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한샘 경쟁력을 높이는 '볼트온' 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샘 산하로 온라인 인테리어 업체를 편입해 오늘의집, 집꾸미기, 하우저 등 인테리어 이커머스 업체와 정면승부하려는 것이다.

해외 영토도 대폭 넓힌다는 구상이다. 현재 한샘은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진출해 있다. 해당 시장에서 입지를 더 강화하는 한편, 인테리어시장이 이제 막 태동하는 개발도상국으로의 확장도 예상된다. IMM PE는 국제적 기관 투자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어 포트폴리오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데 유리하다.

사업 영역을 더 다양화할 계획도 있다. 인테리어 소품, 생활 용품까지 원스톱으로 거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SI로 힘을 보탠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건설사 등 여러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주문하면서 인수·합병(M&A)에 의욕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에서는 건축자재·인테리어 소재 강자 LX하우시스와 경쟁해 승리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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