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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차이나리스크 번지나…中, 디디추싱에 뉴욕증시 상폐 요구

입력 2021/11/26 14:00
수정 2021/11/26 14:20
자국 대기업 옥죄는 中 인터넷규제국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자진상폐 압박
6월말 상장 디디 주가 42% 떨어져

알리바바 등으로 후폭풍 불지 주목
26일 홍콩증시서 알리바바 급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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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상장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주가 흐름.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자국 최대 공유차량업체인 디디추싱을 향해 미국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들어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알리바바 등 다른 중국 대기업들도 디디추싱에 이어 자진 상장폐지 압박을 받게될 지 여부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소식이 전해진 26일(이하 현지시간) 홍콩증시 오전장에서는 알리바바 주가가 3%가까이 급락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디디추싱을 향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자진 상장폐지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CAC는 디디추싱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 등 각종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들었는데, 이는 반(反)독점과 더불어 중국이 자국 정보기술(IT) 대기업 규제를 할 때 주로 부각시키는 명분이다.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에 대해 상장폐지 압박을 넣어왔다는 소식은 기존에도 나온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에도 구체적인 상장폐지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당국이 상장폐지 지시를 철회할 가능성도 선택지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을 상대로 최근 반독점 수사에 들어갔고 상당한 규모의 벌금 부과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부들가 디디추싱 지분율을 높여 국영기업화함으로써 정부의 기업 통제도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도 나온 바 있다.

이달 24일 기준 뉴욕증시에서 디디추싱(종목코드 DIDI) 주가는 상장일인 올해 6월 30일 42.64% 급락한 상태다.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 경고에도 불구하고 올해 6월 30일 NYSE 상장을 강행한 이후 당국의 규제압박을 받아왔다.


상장 당시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 등이 디디추싱 상장을 원했는데 이를 전후해 중국 공산당 지도부 특유의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뉴욕증시에선 디디추싱 뿐 아니라 알리바바(BABA)와 바이두(BIDU) 등 중국 대기업들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올해 1월 이후 알리바바는 -40.08%, 바이두는 -30.17%, 후야(HUYA)는 -60.68%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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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연중 주가 흐름(왼쪽), 디디추싱 자진 상장폐지 압박 소식이 전해진 26일 홍콩증시 오전 장에서 알리바바 주가 움직임.

시장에서는 디디주싱 주가 급락 우려와 더불어 디디추싱이 다시 비상장기업이 되거나 미국 뉴욕증시 상장폐지 후 홍콩증시로 재상장할 지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실제로 미·중 기술갈등이 불거진 지난 2019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가 나스닥거래소에서 자진 상장 폐지한 후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에 상장한 바 있다.

디디추싱의 자진상장폐지 압박 소식은 미·중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중국 공산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디디추싱의 자진 상장폐지가 미·중 관계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디추싱에 미국 등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투입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상장폐지가 이뤄지면 기관 손실이 부각되고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 당국 특유의 대기업 규제 압박이 심해지면 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 투자를 더 꺼려할 공산도 크다. 올해 7월을 전후해 '돈나무 선생님'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를 비롯해 소로스펀드 등 미국 큰손들이 앞다퉈 중국 투자 철수를 선언하고 자금을 빼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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