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소 상장심사 강화…물적분할 피해 막을 것"

노현 기자
입력 2022/01/10 17:34
수정 2022/01/10 20:30
취임 1주년 맞은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기업, 사업부 떼 상장 추진땐
소액주주와 소통 간담회 여부
투자자 보호책 있는지 살필것

공매도 언젠간 완전 허용해야
주가하락 유발 근거 확인못해

ETF시장 성장위해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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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찾아온 자본시장의 기회가 불안한 대외 환경 때문에 사그라들어서는 안 됩니다. 안정적인 시장 운영을 바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7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시적인 출렁임은 있겠지만 새해 한국 증시는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그가 붙잡고 있는 화두는 '공정'과 '시장'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부당하게 피해받는 일이 없도록 보호책을 강구하면서 시장 기능도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해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설명이다. 상장사가 핵심 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갠 뒤 상장하는 '물적 분할 후 재상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손 이사장은 '소프트한' 방법으로 소액주주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 상장 심사 강화가 대표적이다.

손 이사장은 "회사가 청문회나 간담회를 통해 소액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했는지, 기존 주주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했는지 등을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관련 심사 조항으로 추가하는 것만으로 기존 주주 이익에 반해 물적 분할 후 재상장을 추진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투자협회 규정을 바꿔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주거나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을 우선 배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우량 자회사가 나스닥 등 해외 시장으로 이탈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매도에 대한 시각도 비슷하다.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 구축과 처벌 강화, 거래정보 공개 확대, 개인투자자 접근성 개선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노력을 지속하되 장기적으로는 공매도를 완전히 허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 자체 분석 결과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는 주장의 근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많다. 개인적으로 국내 14개, 해외 8개 등 총 22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손 이사장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코덱스200 등 국내 지수 추종형 ETF는 물론 메타버스 ETF와 타이거 차이나 전기차 솔랙티브 ETF, SPDR S&P 500 ETF(SPY) 등 국내외를 망라한다.

그는 최근 급성장하는 국내 ETF 시장을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막 이륙하려는 시점'에 비유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손 이사장은 "한국이 ETF 거래대금 기준 세계 3위에 올라 있지만 주식시장 대비 ETF 순자산총액 규모는 2.8%에 불과해 12.9%인 미국이나 17.8%인 영국에 비해 한참 낮다"며 "국내 ETF 시장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부터 ETF 상장 심사만을 전담하는 팀을 구성해 상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자율주행·우주항공 ETF 등 다양한 테마 ETF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손 이사장은 마켓컬리 등 해외 상장을 저울질하던 국내 유니콘 기업을 국내 증시로 끌어들인 것을 지난해 주요 성과로 꼽으며 올해에도 SSG닷컴과 쏘카 등 유니콘·성장기업 상장 추진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노현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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