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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농사' 자율주행 트랙터…구독경제로 굴리는 존디어 [자이앤트TV]

입력 2022/01/17 17:04
수정 2022/01/17 20:54
전통의 농기계업체 '존디어'

밤낮 작업이 가능한 트랙터
CES서 자율주행 기술 공개
360도 사물 인식 가능하고
AI 고도화로 안전성도 높여

80만달러 달하는 높은 가격
구독형태 판매로 부담 낮춰
올해 안으로 제품 내놓을듯

실리콘밸리 인재 영입해
'농업 자동화' 개발 가속도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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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디어는 자율주행 트랙터를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7일(한국시간) CES 2022에서 윌리 파텔 자율주행 담당 부사장(오른쪽)이 대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라스베이거스 = 신현규 특파원]

1836년 미국 일리노이주. 대장장이로 일하던 존 디어에게 농부들이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가 만들어 팔던 쟁기에 계속 흙이 묻어 작업이 너무 불편하다는 이야기였다. 미국 중부지방의 흙은 찰기가 있어서 쟁기에 끈적하게 달라붙었고, 이것 때문에 농부들은 작업 중에 계속 흙을 쟁기에서 털어내야만 했던 것이다. 고심에 빠진 존 디어는 쟁기 끝에 반짝반짝하게 윤이 나는 톱날을 달았다. 미끈거리는 톱날 때문에 흙이 붙지 못하게 표면처리를 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 수백 명의 인근 지역 농부들이 존 디어라는 젊은 대장장이가 만든 신제품을 보기 위해 마치 스마트폰 매장에 몰려드는 젊은이들처럼 몰려들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농기계 제조회사 '존디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시간이 흘러 2022년. 농기계 회사 존 디어는 여전히 농부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자율주행 트랙터를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자미 힌드먼 존디어 최고기술책임자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그들이 먹을 식량을 생산할 토지와 노동력은 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해법으로 완전 자율 작업이 가능한 농기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이 트랙터가 농장에 들어가면 24시간 작업이 가능해진다.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에 이 트랙터를 원하는 농장주들이 많다고 한다. 이 회사가 만드는 자율주행 트랙터 가격은 약 80만달러(9억5300만원)로 예상된다. 금액이 부담되는 고객을 위해 존디어 측은 구독경제 형태로 제품을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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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CES 2022 현장에서 본 실물 트랙터의 자율주행 기술은 흥미로웠다. 6쌍이 달려 있는 카메라 덕분에 이 트랙터는 사물을 360도 관점에서 인식할 수 있다.


농장에는 하늘과 땅 그리고 농작물밖에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이나 가축 등이 갑자기 앞을 지나가면 바로 멈춰 서는 기술을 구현하기 어려운데, 이 트랙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고도화시켜 안전성도 높였다. 윌리 파텔 존디어 자율주행 담당 부사장은 "하늘과 땅, 농작물 외의 것들에 대한 이미지들을 학습시켰고, 그 결과 안전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인공지능 기술 외에도 이 회사만의 기계공학 기술과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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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이 회사는 사용자(농부)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사용하는 데 불안함이나 신뢰 부족 등을 없애기 위해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줄리언 샌체즈 디렉터는 "신뢰는 상대방이 잘하는 것을 보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을 보면서 얻는 경우가 많다"며 "자율주행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존디어는 자율주행 트랙터가 아직 농작물 수확 등은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하지만 존디어의 꿈은 매우 컸다. 전시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트랙터는 곧 생산될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평균 1.8㎢ 정도의 광활한 땅을 관리해야 하는 미국 농업 관계자들의 모든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제품들을 향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힌드먼 최고기술책임자도 "트랙터에서 시작해 로봇 등과 같은 자율주행 제품들이 농장에 계속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존디어는 CES 2022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잡초에만 제초제를 뿌리는 '시&스프레이(See&Spray)'로 CES 차량 지능 및 교통 분야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제조 영역에서도 존디어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인공지능 엔지니어들을 속속 영입한 데 이어 제조 작업 과정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스마트안경을 도입했다.

[라스베이거스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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