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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폭락 다음엔 미 대형주 급락할 수도"…유럽으로 눈 돌릴까

입력 2022/01/20 17:34
수정 2022/01/21 07:16
美 약세장 돌입, 투자 대안은

기술주 부진이어 대형주 '팔자'
개인 저점매수도 예전만 못해

S&P 기술적 반등 있겠지만
정점 찍은뒤 10% 하락 위험

美증시보다 금리 영향 덜받는
MSCI유럽지수, 올해 강세 예상
전망 좋은 기술·명품株 주목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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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기술적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조만간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조정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월가 예상이 나오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구성과 주식 매매 타이밍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월가 일각에서는 오는 2~3월 미국 주식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 주식보다 유럽 주식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우선 뉴욕증시의 간판 격인 대형 기술주를 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 투자자들이 빠르게 저점 매수에 나섰는데 올해 들어 이런 흐름이 약해졌다.


1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밴다리서치의 지아코모 피어랜토니 연구원은 "미국 개인 투자자들을 보면 이들이 한때 집중 매수했던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 같은 기술 부문 인기 종목 매수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면서 "부분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금융·에너지 부문 주식을 사들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1.8% 선을 돌파해 S&P500지수가 하루 새 1.84% 떨어진 지난 18일을 보면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16억달러어치 사들였는데, 이는 해당 지수가 약 2% 떨어진 지난해 9월 28일 당시(20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저점 매수세가 약해진 상황이다 보니 당분간은 매수에 신중하라는 진단도 따른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턴 수석기술분석가는 "저점 매수를 하기 좋은 시점은 2주 정도 더 남은 것 같다"면서 "S&P500지수는 4450~4495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나스닥종합지수도 지금보다 더 떨어져서 지난해 저점을 기록한 10월(10월 4일·14255.49)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T3라이브닷컴의 스콧 레들러 파트너 분석가도 "최근 매도세가 매우 극단적이지만 아직 바닥이 아니다"면서 "1차 관건은 S&P500지수가 4500을 지킬 것인지인데 잘 안되면 조만간 43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페어리드스트래티지스의 케이티 스톡턴 설립자는 "S&P500지수가 지난해 12월 초 이후 처음으로 과매도 상태이며 이 때문에 해당 지수가 바닥을 치기 전 일부 반등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부분적 반등 후 10%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쪽에서는 긍정론도 나온다. 캘리 콕스 e토로 투자분석가는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올릴 것이라는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시장이 과민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우리는 주식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TINA)'는 점을 고객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자산시장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는데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콕스 분석가는 "요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오른다고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최소한 최근 50년 새 실질 수익률이 최저치"라면서 "연방준비제도도 시장 연착륙을 위해 과감한 정책보다는 점진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해리스 파이낸셜의 제이미 콕스 파트너 매니저도 "다음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어서 사람들이 저점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라면서 "연준이 기존 예상을 깨고 더 빨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 주식보다는 유럽 주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밀라 사보바 유럽 주식 전략가는 최근 투자 메모를 통해 "MSCI유럽지수가 앞으로 12개월간 17% 오를 것으로 보이며 유럽 증시가 올해 강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증시의 경우 기술 기업과 유틸리티, 패션 명품이 투자 유망 부문으로 꼽힌다. 사보바 전략가는 "유럽 기술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 실적이 올해 각각 31%, 23% 오를 여력이 있다"면서 "이 밖에 패션 명품 부문에서는 리치몬트와 에르메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유럽 증시는 뉴욕 증시에 비해 기준금리 상승 리스크가 덜한 편이다. 19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9개국)에서는 '마이너스 수익률'로 유명한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인플레이션 압박 탓에 2014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단기 대출금리인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왑(OIS)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기준금리를 0.1%포인트씩 두 번 인상한 후 내년에 3∼4회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ECB는 지난달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인다고 발표하면서 동시에 2022년에도 지속적인 경기 부양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뉴욕증시에서는 이번주 이후 대형 기술 기업들이 2021년 4분기(10~12월)에 해당하는 분기별 실적을 발표한다. 기술주 주가 급락세 탓에 증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보니 전문가들은 과거 실적보다는 기업 경영진이 제시할 미래의 실적 목표(가이던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투자자들 눈은 S&P500지수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25%를 넘나드는 '매그니피센트7'(시총 순으로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테슬라·메타(옛 페이스북)·넷플릭스)을 향한다. 20일 넷플릭스에 이어 25일 마이크로소프트, 26일 테슬라, 27일 애플이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 다음달 1일 알파벳, 2일에는 아마존과 메타가 실적을 공개한다. 공개 시점은 뉴욕증시 장 마감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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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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