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韓 PEF, 잇단 지주사 체제로…상장 시동거나

입력 2022/01/23 19:00
수정 2022/01/23 23:04
케이스톤·스톤브릿지 이어
IMM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
상장 위한 채비란 해석 나와
전세계 PEF도 비슷한 행보

美 운용사에 지분 판 MBK
대어급 IPO 포문 열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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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잇달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PEF의 투자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양한 자산군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블랙스톤, 칼라일그룹,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세계적 운용사처럼 국내 PEF 운용사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주사 체제를 도입했다. IMM홀딩스 산하에 100% 자회사 IMM PE와 IMM크레딧솔루션(ICS)을 병렬로 두는 구조다. ICS는 그해 IMM PE가 자회사로 설립한 크레디트 운용사다. 같은 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PEF의 투자 범위 제한이 대부분 없어지면서 소수 지분, 사모 대출, 회사채, 구조화 상품 등에 투자하기 위해 세워졌다.


지주사 체제를 도입하고 양사를 대등한 위치로 둔 것은 펀드 모금과 운용의 독립성을 가져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IMM PE와 소수 지분 위주로 투자하는 ICS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기관투자자에게 확실히 알리면서 각 부문이 의사결정을 개별적으로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변화를 준 것이다. 아울러 기존에는 IMM오퍼레이션그룹이 IMM PE 자회사로 돼 있어 IMM PE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될 리스크(위험)가 있었는데, 이를 IMM PE 사업부로 흡수하면서 해당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해석이다. 또한 다양한 자회사를 홀딩스 산하에 신설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에 향후 이 회사가 인프라스트럭처, 부동산 등 보다 다양한 자산으로 확장해 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지주사를 설립한 PEF 운용사는 IMM PE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초 중견 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케이스톤홀딩스를 세웠다. 케이스톤홀딩스는 최근 자회사로 케이스톤크레딧을 설립했으며, 향후 벤처캐피털(VC), 부동산, 인프라 등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스톤브릿지캐피탈도 같은 해 7월 지주사로 전환했으며 산하에 스톤브릿지PE, 스톤브릿지벤처스, 스톤브릿지자산운용 등을 100% 자회사로 두게 됐다. 글랜우드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보다 수년 앞서 지주사 체제를 도입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우회 상장을 통해 코스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5000억원 안팎이다.

PEF 운용사들이 지주사 체제를 도입하는 것은 수년 후 상장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추후 다양한 자산군으로 확장해 나갈 때 복잡한 지배구조로 얽혀 있는 특정 자회사를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것보다 모든 계열사를 포괄하는 홀딩스를 상장하는 편이 유리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PEF 1세대가 은퇴할 때 자신의 지분 가치를 정확히 인정받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상장이 유일하다"며 "앞서 해외 운용사 사례를 살펴봐도 이들이 향후 운용사를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블랙스톤, 칼라일그룹, KKR 등 글로벌 PEF 운용사들은 다양한 자산군으로 확장한 뒤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등에 상장했다. 블랙스톤(2007년), KKR(2010년), 칼라일그룹(2012년)이 상장할 당시 60대를 넘긴 창업자들의 지분 정리가 주요 이슈였다고 알려졌다. IB 업계에서는 국내 PEF 운용사 중 첫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할 주인공으로 MBK파트너스를 꼽는다. 아직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지 않았지만 이 회사는 산하에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과 스페셜시추에이션 팀을 각각 두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향후 부동산, 인프라 등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 운용사가 미국 다이얼캐피털에 지분 13%를 매각한 것은 상장을 위한 첫 단추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이얼캐피털은 PEF 운용사의 지분을 사들여 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전문 투자사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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