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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2조원대 수익 대박…사학연금의 투자 비결은

강두순 기자, 박창영 기자
입력 2022/01/24 17:47
수정 2022/01/25 09:26
이규홍 사학연금 CIO 인터뷰

잡코리아 9배·하이브 7배 수익
해외주식 수익률은 30% 넘어
2년째 2조원대 투자수익 달성

"디지털·비대면 산업전환 가속
선진국에 유리한 환경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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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 자금운용본부가 2년 연속 2조원대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2020년 투자수익 2조141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지난해에도 2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이다. 투자수익률(시간 가중)은 2019년 11.15%, 2020년 11.49% 등 2년 연속 11%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자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음에도 사학연금이 최대 실적을 이어간 것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 호평이 나온다.


최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 서울센터에서 만난 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단장(CIO·사진)은 "전 세계 주식 시장 강세와 해외 대체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입어 양호한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연간 상승률 26.9%를 찍는 동안 사학연금은 해외 주식 부문에서 30%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며 "원·달러 환율이 연간 8% 이상 상승하는 해외 투자 환율 효과도 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체투자 부문에서 원금 대비 수배에 달하는 투자 회수가 잇따르며 운용사 선구안이 빛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사모펀드(PEF)를 통해 투자한 잡코리아에서 원금 대비 약 9배, 하이브에서 약 7배 투자 수익을 올렸다"며 "450억여 원을 투자한 삼성화재 역삼빌딩은 5년 만기가 돼서 970억여 원을 회수하며 원금 대비 2배 이상을 거둬들였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4~5차례 올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는 "우리는 금리 상승 등 시장 방향성 예측을 기반으로 한 단기적 포트폴리오 조정은 가급적 하지 않는다"며 "중장기 전략적 자산 배분 계획에 충실한 투자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장기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 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여 가는 반면 전통 자산과 수익률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갈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국내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해외 투자 비중을 늘려 가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 단장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경제 성장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올해처럼 본격적으로 경기 회복이 진행되면 선진국보다 신흥국 자산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며 "하지만 이젠 선진국 경제에 유리한 요인이 많기 때문에 신흥국의 자산 강세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 원인에 대해 그는 "디지털화·비대면화 등으로 산업 전환이 가속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 확산과 인구 구조 고령화로 인해 자동화가 빨라진다"며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경제를 이끌어 갈 가능성이 높아져 선진국에 훨씬 유리한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SG(환경·책임·투명경영)도 사학연금 중장기 전략적 자산 배분에서 중요한 축이다.


이 단장은 "사학연금은 ESG경영위원회를 구성하며 전사적으로 ESG경영을 도입하는 단계"라며 "2018년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 불참을 선언하는 등 탈석탄,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탄소 절감 테마 차원에서 신안산선 등 전철에 꾸준히 투자해왔다"며 "2021년 국내 ESG 채권에 신규로 2700억원을 투입하고 국내 주식 사회책임형(SRI) 유형에 대한 투자를 1520억원 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비용도 감축할 계획이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하는 비중을 늘려 위탁운용 수수료를 절감하는 것이다. 그는 "2020년 말 해외 주식의 40%를 내부에서 운용하는 것을 방침으로 삼으며 지난해 연간 20억원 정도를 절감했다"며 "내년부터는 연간 40억~50억원의 운용사 수수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식·채권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도 '블룸버그 포트' 등 전문 분석 도구를 도입해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려고 한다.

연세대에서 경영학 학사, 뉴욕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이 단장은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NH아문디자산운용 CIO를 거쳤다. 사학연금 CIO 임기는 2019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였으나 창단 이래 최고 운용수익을 올린 공을 인정받아 1년 연장됐다. 사립학교 교직원의 퇴직·사망·장해 등에 급여를 지급하는 사학연금은 1973년에 설립됐으며 총자산은 23조9038억원(2020년 12월 말 기준)이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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