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서학개미 저물고 중학개미 뜬다…중국 펀드에 뭉칫돈

신화 기자
입력 2022/01/27 17:44
수정 2022/01/27 22:04
시진핑 3기 연임 앞두고
금리 인하 '5% 성장' 총력

中펀드 한달새 9300억 유입
지난달보다 3배 가까이 늘어

부진한 美증시 대신 中으로
북미펀드 자금유입액의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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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중국이 '나 홀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그간 부진했던 중국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해 긴축 시계를 앞당기자 갈 곳 잃은 투자 자금이 중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90개 중국주식형 펀드에는 지난 일주일 새 5968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북미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1312억원보다 5배 큰 규모다. 지난 1개월 사이에는 자금 9366억원이 들어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 달 평균적으로 3000억원 수준의 설정액이 들어온 것에 비하면 자금 유입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그간 해외주식형 펀드 중 압도적인 인기 상품은 북미주식형 펀드였다.


지난달 북미주식형 상품에 8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온 것과 달리 중국주식형 펀드에는 3221억원만이 유입됐다. 정부 규제 리스크 등으로 중국과 홍콩 증시가 하락장을 이어갔던 지난해 10월에는 2243억원이 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성과가 역전하는 모습이다. 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는 -13.73%의 낙폭을 보인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오히려 2.32% 올랐다. 중국 본토시장의 대표 지수인 CSI 300도 연초 이후 5.71% 떨어지는 데 그쳤다.

중국 당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기 연임을 앞두고 정책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선 영향이 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1년물 정책금리(MLF)와 최우대금리(LPR), 단기자금금리(SLF) 등을 인하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대관식'인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올해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5%가량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산업 규제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비교적 온건해졌다.


이달 19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11개 관계부처는 '플랫폼 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관한 약간의 의견'을 발표했다. 플랫폼 경제에 대한 감독·관리뿐만 아니라 개발 혁신을 가속화하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등 영역이 강조됐다. 지난해 규제 일변도 기조로 인한 리스크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지난해 중국과 홍콩 증시 부진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졌다는 점도 매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홍콩 증시는 고점 대비 50% 넘게 하락하며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썼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IBES 기준 MSCI 차이나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2.1배로 지난 5년 평균(12.8배)을 하회한다"며 "인도(23배), 미국(22배), 글로벌(19배), 유럽연합(EU·16배) 등에 비해서도 절대 레벨이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본토보다 낙폭이 컸던 홍콩 펀드 위주로 자금이 많이 몰렸다. 지난 1개월간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중국 펀드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 상장지수펀드(ETF)'로 한 달 새 220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KODEX 차이나항셍테크 ETF' 'KODEX 차이나H ETF' 순으로 유입세를 보였다.

지난 1개월 수익률 상위권 펀드에는 항셍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1.5~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대거 자리했다.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상품은 10.38%의 성과를 올린 'KODEX 차이나H레버리지 ETF'였다.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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