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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애플 아마존 여기에 발목 잡힐줄이야...공매도 늘고 주가 '뚝'

입력 2022/04/26 17:32
수정 2022/04/26 23:23
스타벅스, 작년 말 노조 설립
올해 들어서만 35% 떨어져

애플·구글 등도 결성 움직임
아마존 이달들어 13% 빠져
나스닥100지수 대비 낙폭 커

월가 목표가 잇따라 낮추고
공매도 물량도 크게 늘어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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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벅스를 비롯해 아마존, 애플 등 이른바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에도 노동조합 설립 바람이 불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관련주들의 주가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노사 전문가들은 중국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 일자리 시장에서 '노동자 우위' 구도가 만들어진 가운데 노조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이런 변화가 대형 기술 기업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최근 관련 빅테크 주가는 노사 리스크를 비롯해 중국발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거진 공급망 대란과 물가 급등,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전 때문에 낙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현지 매체 악시오스 등은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스타벅스를 노조 결성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가 노조 설립을 주도한 노동자 3명에 대해 징계, 해고 등 부당한 보복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25일을 기준으로 스타벅스 주가는 올해 연중 약 35%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지수가 약 19% 하락한 것에 비하면 낙폭이 두드러진다. 나스닥100은 스타벅스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등 나스닥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중 100대 대형 기술·우량주로 구성된 주가 지수다.

스타벅스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그린 데에는 공급망 대란과 커피 생두 가격 급등으로 인해 기업 이익 증가세가 꺾인 탓도 있다. 하지만 하락세의 주요 배경은 작년 말부터 지역 매장별로 하나둘 노조가 설립되고 이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22일 버지니아주 폴스처치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 결성 투표가 가결됐다. NLRB 승인을 거치면 해당 지점은 버지니아주에서 결성된 여섯 번째 노조 매장이 된다. 같은 날 아이다호주 소재 트윈폴스 지역 스타벅스 직원들은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에게 노조 결성 신청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약 50년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스타벅스에서 첫 노조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당시 뉴욕주 버펄로시 소재 매장에서 노조가 만들어진 후 애리조나주 등 지역 매장 200여 곳이 줄줄이 노조 결성에 나섰다. 최근까지 총 8개 매장이 NLRB의 노조 결성 승인을 받았다. 노조 결성 물결이 일자 스타벅스는 CEO를 교체했다. 이달 초에는 '스타벅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슐츠가 구원 투수를 자처하며 CEO로 복귀했다. 슐츠는 취임 후 미국 내 매장 대표와의 온라인 포럼 자리에서 직원 복지 혜택을 확대하되 노조 설립 매장은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슐츠가 CEO로 복귀한 뒤 회사가 조합 결성 투표를 방해하고 조합 결성에 나선 직원을 해고한다며 반발에 나선 상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회사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도 늘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유통 주식 수 대비 공매도 비중은 약 1%로 낮은 편이지만 공매도 주식 수는 총 1212만주로 직전 달보다 17% 증가했다

이 같은 노조 설립 움직임은 '무노조 경영 방침'이던 애플·아마존을 비롯해 블리자드 등 기술 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뉴욕 맨해튼 소재 그랜드센트럴터미널 애플 플래그십 매장(체험판매장) 직원들은 최근 노조 결성을 위한 서명에 나섰다. 조합이 결성되면 미국 내 270여 곳 애플 매장 중 첫 노조 매장이 된다.


이달 16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그랜드센트럴터미널점 외에도 최소 3개 지점에서 노조 결성이 추진되고 있다. 애플은 노조 결성을 저지하기 위해 몇 달간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에서도 사상 첫 노조 설립을 앞둔 상태다. NLRB는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의 최대 아마존 물류 창고 'JFK8'에서 이달 1일 진행된 노조 설립 투표 결과, 찬성이 절반을 넘어 설립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소재 또 다른 물류 창고 노동자들도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주가는 노조 설립 이슈가 현실화한 최근 한 달(3월 25일~4월 25일) 사이에 약 13%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지수(약 10%하락) 대비 낙폭이 더 크다. 투자자들은 노조를 설립하면 기업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주식을 내다 파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투자은행 UBS는 아마존 목표주가를 기존 4625달러에서 4550달러로 낮췄다. 지난달 말부터 BNP파리바는 아마존 투자 의견을 처음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는데 '시장 수익률 하회' 평가와 목표주가 2900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노동 전문가인 에릭 루미스 로드아일랜드대 부교수는 "요즘 기술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는 노조 설립 운동은 100년 전 자동차 노조 설립 운동 때와 견줄 수 있는 기념비적인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업에서 노조 설립 바람이 부는 것은 최근 일자리 시장에서 노동력 부족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넬슨 리히텐스타인 UC샌타바버라 교수는 "아마존은 월마트와 달리 대도시 인근 접근성이 높은 곳에 대형 물류센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직이 쉽고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노조 설립 물결은 '중간선거' 같은 정치 이벤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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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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