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비상장株도 울상, 올들어 거래대금 반토막

신화 기자
입력 2022/05/22 17:51
수정 2022/05/22 21:16
자금 몰렸던 지난해와 정반대
증시 부진·IPO 침체 여파로
K-OTC 시가총액 26% '뚝'

컬리 등 공모주 대어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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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워 왔던 비상장주식시장 열기가 식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가 부진을 보인 데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침체의 늪에 빠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부 종목은 시가총액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주가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K-OTC 시장 거래대금은 696억원으로 전년 동기(1399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월 거래량도 2419만주에서 1205만주로 반 토막이 났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제도권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이다. 문재인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세제 혜택 등이 부여되면서 지난해 규모가 급성장했다.


K-OTC 시장 시가총액은 2020년 1월 13조5826억원에서 지난해 초 18조2477억원, 올해 초 34조4214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증시 부진의 여파로 비상장주식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K-OTC 시장 성장세도 꺾인 모습이다. 지난달 기준 시장 시가총액은 25조4675억원으로 연초 대비 26%가량 줄어들었다. 비상장주식 투자 불황은 IPO 시장 침체의 영향도 크다. 통상 IPO는 비상장주에 '특급 호재'로 여겨지는 만큼 IPO 시장 위축은 비상장주식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IPO 시장에선 올 들어 6곳의 기업이 상장을 포기했다. 연초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대명에너지,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며 IPO 시장에 한기가 도는 상황이다.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가 줄어들고,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문턱을 높이면서 바이오 기업들이 상장에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특례상장기업들이 IPO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4월까지 13개 기업이 기술특례로 상장에 성공한 반면, 올해는 8개로 수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K-OTC 시장에선 바이오 종목들 주가가 올 들어 급락한 상황이다. 한때 장외주식 시장의 대장주였던 카나리아바이오(옛 두올물산)는 지난해 2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시가총액이 올해 1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자동차 내장재 및 신약 개발 회사로, 지난해 주가가 500배 넘게 급등했다. 올 2월까지만 해도 26만1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달 19일 기준 1만4600원까지 폭락하며 고점 대비 18분의 1 토막이 났다. 주가 하락률은 94.4%에 달한다. 현재 이 회사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과열된 양상을 보였던 일부 비상장주식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인 만큼 실제 기업의 가치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상장 초기 높은 수익률이 장기 수익률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쏘카 등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업체들마저 최근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현재 장외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컬리의 기준가는 지난달 5일 10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20일 8만500원까지 떨어졌다. 쏘카 역시 지난달 주당 8만원에서 거래되다 이달 초 5만9000원으로 내려앉았다. 조 연구원은 "상장 후 실제 펀더멘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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