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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만 믿다간 깡통 찬다"…서학개미도 여기로 눈돌렸다

입력 2022/07/01 17:12
수정 2022/07/0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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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가팔라지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영향에 서학개미들의 투자법도 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6월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6위에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코어 US 애그리게이트 본드 ETF(AGG)'가 올랐다.


이어 11위에 '아이셰어스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 ETF(TLT)', 13위에 '핌코 25+ 이어 제로 쿠폰 US 트레저리 인덱스 ETF(ZROZ)', 17위에 '뱅가드 토털 본드 마켓 ETF(BND)', 22위에 '프로셰어스 숏 하이 일드 ETF(SJB)', 27위에 '아이셰어스 1-3 이어 트레저리 본드 ETF(SHY)' 등이 올랐다.

채권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의 성격이 강하다. 그동안 서학개미는 주식 중에서도 변동성이 높은 테슬라 등 기술주나 아예 3배 레버리지 ETF 상품 등에 투자해왔다. 최근 한 달간 테슬라가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르는 등 서학개미의 기술주 사랑은 여전했지만 그동안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보기 힘들던 채권 ETF들이 대거 순위에 올랐다. 이는 서학개미들의 투자 습관이 바뀐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서학개미들이 투자한 채권 ETF는 각자 성격이 다르다. 우선 채권 ETF 중 순매수액이 가장 큰 AGG는 투자등급 채권 시장에 폭넓게 투자하는 상품이다. BND도 AGG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국채, 회사채 등 다양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TLT는 이들과 다르게 20년 이상의 미국 장기 국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ZROZ도 TLT와 마찬가지로 잔여 만기 25년 이상의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반대로 SHY는 1~3년 만기의 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


마지막으로 SJB는 유일한 인버스 상품으로, 3~15년 사이의 고금리 채권 가격 흐름을 역으로 추종한다.

단 현재 국내외 채권 시장은 아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순매수 상위 채권 ETF 중 올해 들어 수익을 기록한 것은 인버스 상품인 SJB(13.02%)가 유일하다. AGG(-11.17%), TLT(-22.30%), ZROZ(-28.73%), BND(-11.49%), SHY(-3.41%) 모두 올해 들어 손실을 기록했다.

주식과 함께 채권 가격도 떨어졌지만 돈이 몰리는 이유는 공포심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채권의 전망이 밝고 기대감이 있어서 매수세가 몰렸다기보다 경기 침체나 둔화 우려가 강해 최대한 안전자산 비중을 높인다는 '도피'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서학개미도 항상 해왔던 기술주 조정 시 매수(Buy the dip) 전략이 아닌 채권 ETF를 통한 안전자산 투자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안석훈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 채권 가격이 떨어져서 매력이 없음에도 돈이 몰리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채권 비중을 60대40으로 가져가라는 월가의 오랜 투자 전략에 대해 수년간 쓸데없는 소리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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