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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보, 고가 CB발행 논란…기관들 대거 물렸다

입력 2022/07/01 17:33
수정 2022/07/01 22:52
2차전지株 거품론 '솔솔'
31만원에 전환가격 설정
현주가 20만원에 불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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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보다 10% 이상 높은 전환가액에 천보 전환사채(CB)를 인수한 기관투자자들이 천보 주가가 급락하며 엑시트(투자금 회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그간 국내 2차전지 관련 업체 투자가 지나치게 과열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코스닥에서 천보는 전 거래일 대비 1.25% 하락한 20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2월 천보가 CB를 발행하며 설정한 전환가액 31만8150원보다 35% 낮다. 천보 CB를 보유한 기관은 현재가 대비 54% 이상 주가가 올라야 주식 전환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당시 천보가 발행한 CB에는 '표면이자율·만기이자율 0%'라는 불리한 조건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2차전지 산업 성장에 베팅한 기관투자자들 수요가 몰리며 2500억원 발행에 성공했다.

기관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조건은 이자율뿐만이 아니었다. 천보는 CB를 발행하며 전환가액으로 '1개월'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 등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기준으로 10%를 할증한 금액(31만8150원)을 설정했다. 이는 납입일이었던 2월 22일 종가 28만3600원과 비교해서는 12% 이상 높다.

천보는 2023년 2월부터 CB의 최대 50%를 다시 사올 수 있는 콜옵션도 확보했다. 최초 행사가액의 130%를 넘으면 30%, 150%를 초과하면 50%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자는 주가가 크게 오르더라도 절반가량은 일정 수익밖에 취할 수 없는 구조다.

천보 CB에 투자한 운용사로는 안다, 타임폴리오, 아우름, 르네상스 등이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은 이들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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