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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첫 민간 모태펀드 시동…벤처투자 활짝

입력 2022/07/07 17:14
수정 2022/07/08 09:13
금융위, 조만간 관련TF 구성

자금조달·운용주체 모두 민간
정부, 재정 투입시키지 않고
세제혜택 등 간접적 투자장려

소부장·IT 업종뿐 아니라
우량 비상장기업 대상 투자
◆ 레이더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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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주도형 모태펀드' 도입에 시동을 건다. 투자 대상은 우량 비상장 기업이다. 그간 모태펀드는 정부 주도로 설립된 한국벤처투자가 정부 자금으로 모펀드를 조성해 민간에서 운영하는 벤처펀드에 출자해 운영 중인 재간접펀드를 의미했다. 그러나 민간주도 성장이라는 새 정부 국정 기조에 맞게 자금 조달과 운용 주체 모두 민간이 맡는 방식을 새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민간 투자의 자생적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7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민간주도형 모태펀드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조만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통상 모태펀드는 2005년 6월 유망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된 한국벤처투자가 운영 중인 펀드를 의미했다. 각 정부 부처가 관련 업계 벤처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출자했다. 그동안은 정부 자금을 마중물로 삼아 민간 운용사를 선정해 벤처투자펀드를 만들어 운용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주도형 모태펀드는 운용 주체뿐 아니라 자금 조달도 민간이 맡는 것이 차별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민간 자금이라는 것은 정부 기관 자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의미한다"며 "정책적 성격의 사업은 배제하고 유망한 사업을 민간의 시각에서 선별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공적 자금으로는 목적성이 우선되기 때문에 민간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민간주도형 모태펀드가 추진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민간 투자의 자생적 발전도 추진 목적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민간주도형 모태펀드는 정책금융적 성격이 배제되기 때문에 정부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정부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 대신 세제 등의 면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이 고려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 재정이 들어가지 않는 콘셉트로 구상되는 모델"이라며 "재정이 투입되지 않은 채 민간에서 자금을 모으고 운용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제 혜택 등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투자 대상이 비상장 기업들로 벤처·스타트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꼭 분야를 한정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보통 모태펀드가 비상장 정보기술(IT) 기업에 주로 투자해왔지만, 민간주도형 모태펀드는 IT 업종뿐 아니라 다른 우량한 산업 분야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상은 새 정부의 민간주도 성장 기조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 정부의 국정과제 실행 방안에도 민간 모태펀드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국정과제에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기업성장펀드·BDC) 등 새로운 모험자본 기구를 통해 혁신·성장기업에 민간 자금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며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 추진은 병행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다만 모태펀드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TF를 통해 민간주도형 모태펀드에 대한 설계를 진행한 뒤 여기에 참여할 만한 대상과 운용 계획 등을 따져볼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민간이 모태펀드 결성을 주도하도록 정책적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콘셉트이기에 펀딩 규모가 얼마나 될지, 민간에서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는 차차 파악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민간주도형 모태펀드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은 지난해 말부터 "민간 모태펀드가 늘어나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김명환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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