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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당일, 클릭 한번이면 '합병 안건' 투표

김명환 기자, 홍혜진 기자
입력 2022/07/26 17:26
수정 2022/07/26 19:40
정부, 전자주총 도입 속도

개인투자자 주총참여 활성화땐
기업지배구조 개선에도 기여

상장사 44% "현장 행사 없이
온라인으로만 주총 진행 원해"

물적분할시 소액투자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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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자주주총회 도입에 팔을 걷은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스탠더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경제 활동 양상에 큰 변화가 있던 만큼 기업 법제와 관련해서도 새 트렌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를 꾀하는 데 필수적인 주주총회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주주총회의 전자화'를 검토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지배구조원칙 개정안은 주주총회 내실화와 개최 비용 절감을 위해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권고하기도 했다. 정부 측은 "전자주주총회를 통해 주주 참여도를 높여 '주주 민주주의' 구현을 꾀할 수 있다"며 "대리인 탐색 비용, 총회장 대관료 등 주주총회 개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자주주총회가 도입되면 지금까지보다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진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주주총회 소집통지서는 모두 우편으로만 전달된다. 또 온라인주주총회가 열리긴 해도 현장을 중심으로 한 병행 수단으로서의 역할에 그친다. 의결권도 주주총회 당일 전자투표는 효력이 없다.

전자주주총회는 통지서 전달 방식도 우편과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으로 다양해진다. 주주로서는 소집통지의 통로가 배는 많아지는 셈이다. 개최 방식은 현장·온라인 병행 방식과, 온라인 단독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법무부는 도입 연착륙이 가능한 방안이 어느 쪽인지 저울질하고 있다. 어떤 방안이 도입되든 주주총회 당일 온라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전자 방식의 주주총회 통보, 전자주주총회의 도입 필요성에는 재계·정치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주총 소집 통보를 우편으로 하는 것을 놓고는 정보 전달이 온라인 중심으로 신속하게 이뤄지는 현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주총 활성화 방안으로 전자주주총회 도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2020년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초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전자주주총회 도입안을 발의했다.

이 같은 전자주주총회는 해외에선 이미 보편화되는 추세다. 2020년 기준 미국은 30개 주에서 현장 대체형 주주총회를, 15개 주에서 현장 병행형 주주총회를 허용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까지 미국 내 약 920개 기업이 전자주주총회를 실시했고, 이는 직전 연도(2019년) 대비 283개 증가한 규모였다.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전자주주총회를 허용하는 분위기다. 국내 상장사들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채용하는 현장 대체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상장 638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4.2%(279개사)가 전자주주총회 도입 시 합리적인 유형으로 현장 대체형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다만 상장사들은 전자주주총회 개최 시 통신 장애에 따른 법률적 리스크 발생 문제(67.2%), 당일 전자투표 행사 가능으로 가결 여부에 대한 변동 가능성 확대(60.2%)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상장회사에만 전자주주총회를 적용할지 소규모 회사를 위한 특례를 따로 마련할지 여부, 대리 출석 인정 여부, 전자서명을 통한 동일인 확인 가부 등이 선결돼야 할 과제다. 정부는 다음달 발족하는 상법특별위원회에서 이에 대해 본격 논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전자주주총회 도입 외에도 물적분할, 공매도 등 여러 자본시장 이슈에 대한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26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자본시장 민간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이행 계획'을 논의했다.

[김명환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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